與野 모두 ‘마음은 총선콩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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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모두 ‘마음은 총선콩밭~’
  • 매일일보
  • 승인 2007.12.1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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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의 독주체제 속 ‘대선은 끝났다’ 인식 퍼지면서 대선을 넘어 이제는 총선으로~

득표율, 대선 결과 넘어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
캠프 ‘특명’…“전통적 지지층 표심 모아라”, 막판 텃밭다지기 올인

[매일일보닷컴] 대선 정국에 ‘총선 바람’이 불고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내년 4월 치러질 총선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 포착된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독주체제가 굳어진 듯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대선은 끝났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의원들의 시선은 대선을 넘어 총선으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승패를 떠나 유권자들을 만나서 지지를 호소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숨어있는 5%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적극 이끌어내 득표율을 극대화하는 이유는, 이번 득표율이 대선 결과를 넘어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대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총선에서도 압승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지난 12일 강원 춘천을 시작으로 충북, 경북 등에서 잇달아 거리유세를 갖고 “압도적 지지로 저를 당선시켜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북 안동 옥야동 신시장 앞에서 가진 거리유세에서 “(이 정권이 저지른 일들을) 제대로 바로잡으려면 이 다음 대통령은 압도적 지지를 받아야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이 정권이 일을 많이 저질러 놨는데 아마 정권 바뀌어 조사해 보면 별일이 다 있을 것”이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이 정권이 저질러 놓은 일을 다 찾아내 제자리로 돌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충북 제천 중앙동 차없는 거리에서 가진 유세에서도 “이 정권이 북쪽 대표를 만나 뭘 자꾸 사인하는데 뭘 하는지 국민이 아는가, 그래서야 되겠나”라면서 “몇 조가 드는지, 몇십 조가 드는지 우리 살림에 감당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겨냥 “정 후보가 아마 여기에 다녀갔을 것인데 입만 가지고는 되는 것이 없다”면서 “토론회를 해보니 말로는 정 후보를 못당하겠더라. 말만 잘한다. 계속 남 험담만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권은 경험이 없고 근본적으로 너무 무능하다. 내가 웬만하면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면서 “절대적 지지를 보내주시면 대한민국을 제대로 만들어 놓겠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후보가 이처럼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총선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국회 과반의석 확보로 집권 후 국정 운영을 원활히 하겠다는 심산이다.

이회창 ‘충청권’ 기반으로 정치세력화

‘참보수정당’ 창당을 공언한 이회창 후보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정치세력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인사들과 손잡은 데 이어, 김혁규 전 경남지사까지 껴안은 것은 내년 총선을 대비한 세불리기라는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지난 12일 “한강의 기적을 낙동강에서 이루겠다”며 영남 표심을 자극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북 구미시 중앙시장 유세에서 “(낙동강의 기적은) 토목공사식의 운하 (건설이) 아니라 지식과 창조력을 바탕으로 한 첨단 지식산업이고 국가 대개조의 비전”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구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는 것을 의식한 듯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고속도로를 건설한 발상은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틀을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한 뒤 “우리는 다시 한번 미래를 내다본 국가 개조의 꿈을 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직전 유세지인 김천에 이어 이번 대선이 ‘보수 대 보수’의 싸움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동영 후보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이 싸움에) 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회창을 찍으면 정동영이 대통령이 된다는 말을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회창 찍으면 이회창이 대통령 된다”면서 사표심리를 경계했다. 그는 또 “난 무소속이지만 (한편으론) 국민 소속”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정직하고 양심적인 보수 세력을 모아 이 나라를 이끌 새로운 주도세력으로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위장전입 세금탈루 후보, IMF 위기 때 우리가 돌반지 걷으며 국난을 극복하는 와중에 주가를 조작하는 젊은이와 동업했던 후보”라고 비난했다.

지지율이 낮은 대통합민주신당 역시 무게중심은 내년 총선으로 옮겨간지 오래다. ‘BBK 특검법’ 및 수사검사 탄핵소추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를 소집한 것은 총선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대선에서 패하더라도 BBK 문제를 총선 쟁점으로 부각시켜 ‘정권 견제론’을 설파할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도인 셈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지난 13일 전남과 광주지역을 방문,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전날 문국현 이인제 후보가 권력분점을 통한 공동정부 구성안마저 거부하면서 위기론이 확산되자 전통적 텃밭 호남에서부터 다시 지지표 확산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이명박 대세론을 막을 수 있는 유일 후보로서 막판 역전승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여수 중앙시장 앞 유세에서 “금융시기꾼에게 사기당했다는 것이 사실이고, 현대건설 부도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 사실이고, 부동산 대란의 주범이라는 것이 사실이라면 남은 것은 무엇이냐. 그분이 내놓을 것은 무엇이냐”며 “평생 돈과 땅을 추구하면서 불법과 탈법을 밥 먹듯이 추구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모셔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정 후보는 순천과 목포 광주 등지에서 거리유세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못 이룬 것에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하며 공동정부 구성 등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도 사실상 ‘총선’에 올인한 분위기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지난 13일 “대통합민주신당과 후보단일화를 해도 대선 승리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대선 이후 호남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재ㆍ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며 사실상 대선 포기를 선언했다.

박 대표는 이날 광주시의회에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선 승리를 기정사실화하고 향후 호남지역을 대변할 정당은 민주당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날 “후보단일화를 해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당 최고위원회의와 이인제 후보의 판단”이라면서 “대선 이후 신당 내 정 후보의 발언권이 대선실패 등의 요인으로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52년 전통을 가진, 호남에서 키운 민주당이 대선 이후 호남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선과 관계없이 서민 중산층을 대변할 수 있는 중도개혁의 노선을 가진 민주당 후보를 재ㆍ보궐선거에서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이날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을 수 없다”면서 ‘선거혁명’을 통해 민주당과 자신에게 호남의 지지를 보내줄 것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전북 전주의 남부시장과 중앙시장 등지에서 유세와 연설을 통해 “통합신당은 중도개혁이 아닌 낡은 좌파 진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권력을 따라 둥지를 튼 정당이다”면서 “그들이 이 사회를 붕괴시키고, 집집마다 실업자가 넘쳐나게 만들었다”고 통합신당 측을 맹비난 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권과 함께 통합신당의 실정과 무능이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방정부를 한나라당에게 넘겨준 꼴”이라면서 “이런 일당 독재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파괴했다”고 한탄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권은 이인제와 민주당을 죽이려 했다”며 “지난 대선 자금 40억마저도 민주당이 뒤집어썼던 것을 기억해달라”고 시민에게 호소했다.

이 후보는 특히 당대당 통합과 후보 단일화 문제를 거론하며 “국민이 보는 앞에서 서명하고 공표했던 약속을 찢어 국민을 기만하는 모습을 보인 통합신당이 어떻게 국민의 대안이 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어 “통합신당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을 수 없다”면서 “동정과 감정에 의한 선거가 아닌 능력과 비전을 제시하는 민주당과 나에게 무서운 결단으로 표를 모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민들 마음 속에 진정한 대안은 민주당일 수밖에 없다”면서 “선거 혁명을 통해 낡고 부패한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아 줄 것”을 당부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마이웨이’ 전략도 총선을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문국현 대선 후보는 지난 12일 오후 전북대학교 구정문과 전주 경원동 객사옆 걷고싶은 거리 입구에서 연설을 통해 “부정과 부패, 비리로 얼룩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면 절대로 안된다”면서 이명박 후보를 겨냥, 맹공에 나서는 한편 “그렇다고 무능과 무책임한 후보 역시도 대통령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정동영 후보를 지칭, 자신에게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 줄 것을 호소했다.

문 후보는 “위장취업과 위장전입 등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수 있느냐”고 물은 뒤 “십 년 전 외환위기 때 우리의 가족을 일자리에서 길거리로 몬 사람들이 바로 한나라당이다”고 이명박 후보를 맹비난했다. 문 후보는 또 “태안반도에 기름이 유출돼 큰 환경재앙이 일어났다”면서 “한반도 운하 역시 환경재앙을 불러일으킬 위험한 정책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이어 “청년실업자 200만과 비정규직 800만이 넘쳐나는 이 시점에 정치인들은 도대체 어디 있었느냐”고 일갈한 뒤, “국민이 바로 나라 힘의 원천이기 때문에 국민의 힘으로 그런 정치인들을 갈아 치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또 “무능과 무책임보다 차라리 부정과 부패를 선택하겠다는 여론은 한국을 심각한 존망의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면서 “능력과 책임있는 나를 선택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2007 대선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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