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퍼스트무버’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고객중심 경영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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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퍼스트무버’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고객중심 경영 박차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1.2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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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하나금융지주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직원들에게 ‘오가닉 비즈니스’, ‘볼드’, ‘그로스 해킹’, ‘지적 자본론’ 등 4차 산업혁명과 핀테크 분야의 책들을 소개하면서부터 하나금융의 경영 혁신이 시작됐다. 이 책의 공유로 하나금융에 혁신 DNA가 이식됐고 디지털 기업으로의 대전환이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정해졌다. 18개월이 지난 현재 김 회장은 ‘디지털 전환’ 원년을 선포하고 하나금융그룹은 금융회사를 넘어 고객 중심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나가겠다는 푯대를 세웠다. 디지털 부문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김 회장은 업계에서 디지털 퍼스트무버(선도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하나, 디지털 선포…미래는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그룹의 디지털체제 개편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30일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열고 올해를 디지털 전환 원년으로 삼았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한다는 위기감에서다. 디지털 연구·개발(R&D) 조직을 중심으로 인력과 투자를 집중하면서 신기술을 선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 하나금융은 가동중인 통합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1800명 정도인 그룹 IT 인력을 35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 5000억원 규모인 디지털 분야 투자 규모는 데이터 관리 비용을 줄이더라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이에 앞서 디지털기술 전담 조직인 DT랩을 ‘하나금융융합기술원’으로 확대 개편했다. AI, 빅데이터 등 선행 연구를 통해 디지털 사업 추진을 지원한다. 또 KEB하나은행 내에는 디지털 전환 특임조직과 데이터전략부를 신설했다. 영업, 채널, 상품, 기업문화 등 모든 부분에 디지털을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이 디지털 전환은 국내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다. 글로벌 WM(자산관리)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하나금융은 해외로 영토를 넓힌 상태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 오라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를 구축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GLN이 완성되면 세계 금융기관과 유통회사, 포인트 사업자의 디지털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포인트와 마일리지 등 디지털 자산을 자유롭게 교환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국내에서 모은 포인트를 미국의 친구에게 달러로 환전해 송금하고, 태국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데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GLN 쿠폰몰’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11개국 36개 회사와 함께 1차 GLN 컨소시엄 행사를 진행해 일부 회사와는 이미 계약을 완료했고 다른 일부와는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그로벌 확장도 김 회장은 주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6000만명, 이중 금융기관 및 모바일 결제 계좌 미보유자도 9500만명으로 세계 4번째로 많다. 남북으로 길쭉한 영토에 섬이 많은 지형으로 오프라인 지점 위주 전략은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반면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지난해 기준 6700만명에 달해 모바일뱅킹의 성장성이 큰 것으로 은행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최근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라인’과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금융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라인의 금융자회사인 '라인파이낸셜아시아'가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의 지분 20%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라인을 사용하는 고객들을 자사 고객으로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라인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우리나라 카카오톡을 능가하는 인지도와 이용률을 자랑하고 있다.

◆디지털 고객 맞춤형 경영

이런 디지털 혁신은 이익은 고객에게 돌아간다. 하나금융의 디지털 전환에는 김정태 회장의 고객중심 경영철학이 배어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 격변 시대에도 ‘손님의 기쁨’이라는 금융업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며 “디지털 비즈니스 중심은 결국 사람, 즉 휴머니티(Humanity)"”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휴머니티를 기반으로 미래 하나금융그룹은 데이터를 활용해 손님에게 최고 경험을 선사하는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김회장은 '금융업은 서비스 산업' 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실물의 그림자라는 낮은 자세와 소통으로 영업력을 쐏아았다. 하나금융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출신도 아니고 40세 넘어 하나은행에 입행했지만 지주회장까지 오른 것은 이런 '섬김의 리더십'때문이라는 평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빅데이터를 집적·정보화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시대를 이끌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제 김 회장은 더 나아간다. 그는 “지표면의 70%가 물이지만 그중 1%만 마실 수 있듯 데이터를 많이 모을 뿐 아니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하나금융그룹이)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이곳에서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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