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GA 설계사, 고객 정보관리 더욱 철저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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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GA 설계사, 고객 정보관리 더욱 철저히 해야
  • 박한나 기자
  • 승인 2018.11.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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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지난주에 만난 한 보험사 GA 담당 매니저는 GA 사무실에서 당혹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렸다고 한다. 한두 명이 아닌 대다수 GA 설계사가 고객의 가입설계서를 당연한 일인 양 자신에게 뽑아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가입설계를 의뢰한 고객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병력, 전화번호, 가족력 등 개인정보가 문자, 카톡, 팩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스란히 자기 눈에 펼쳐질 때 ‘이 정보를 악용하려고 마음먹기만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겠구나’ 싶었단다.

매니저의 말대로라면 고객 가입설계서를 뽑을 때 3개 이상의 보험 상품을 직접 설계하는 GA 소속 설계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GA 존재 가치에 의문이 들었다. GA의 역할은 여러 가지 보험상품을 비교‧평가해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GA 설계사들이 상품에 관한 내용도 모를뿐더러 고객의 가입 설계조차 하지 못해 GA마다 각 보험사 매니저들이 파견, 고객 설계를 대리하는 그 사실 자체가 GA 채널의 존재 의미를 무색하게 하기 때문이다.

GA 설계사들의 상황도 이해는 간다. 설계사들은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 영업을 해야 하는데 가입 설계로 전산에 몰두해야 한다면 시간이 아까울 수 있다. 보험 설계를 보험사 매니저가 하든, 대리점 총무가 하든 청약만 하면 시책과 수당을 받는 데 지장이 없다. 또 30개에 달하는 보험사 전산이 모두 다른 방법으로 접속해야 하는 만큼 각 보험사의 전산 시스템을 숙지하기도 불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GA채널이 건전한 시장질서 바탕에서 고객지향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GA 설계사들이 보험 판매 수수료 위주의 상품 설계와 영업행태는 불완전 판매로 이어져 그 피해가 소비자에게 귀속될 것이다. 많은 고객을 만나는 것이 중요할 수 있지만 적어도 자신의 고객 설계는 직접 해 고객에게 꼭 필요한 보험을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 남이 해준 가입설계서를 자신이 한 양 행동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보험사 매니저가 GA 설계사 고객의 가입설계를 대신 하는 이유가 설계사들의 영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함이라면 내부 통제 시스템을 한 단계 높일 필요가 있다. 정보 유출 등의 사고 시 보험사 소속 매니저 개인의 일탈일 가능성이 크지만 고객의 개인정보가 보호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가입 설계 전 단계인 개인정보 동의서에 관련 사항을 추가해 문제 소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GA채널 스스로 GA 모집종사자의 자격 강화와 철저한 보험 상품 교육, 개인정보보호 등에 경각심을 가지고 소비자를 위한 채널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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