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후발주자에서 톱5로 도약하는 계기 마련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자동차 배터리사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의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통해 자동차 배터리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4일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그룹 전기차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폭스바겐이 내놓을 50종의 전기차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에 폭스바겐 ‘MEB(Modular Electric Drive)’ 프로젝트 북미용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따냈다. MEB 프로젝트는 폭스바겐이 대규모 전기차 생산라인을 갖추기 위해 오는 2020년부터 향후 10년 간 셀 기준 45조원, 모듈 기준 60조원 규모로 배터리 설비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연간 300만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북미용 배터리를 비롯해 유럽 내 폭스바겐그룹 순수전기차의 배터리도 일부 공급하게 된다. 폭스바겐그룹은 유럽 내 전략적 파트너로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을 선정했다.
폭스바겐의 협력사들은 내년부터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며 SK이노베이션은 2022년부터 폭스바겐그룹의 북미지역 배터리 수요를 맡게 된다. 이번에 계약한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00만대 분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수주로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후발주자에서 LG화학, 삼성SDI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업계 톱5에 포함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유럽 내 배터리 합작 공장 설립도 추진한다. 업계는 이 프로젝트 규모를 7조~8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독일 엠덴과 하노버 공장 등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엠덴 인근에 SK이노베이션과 합작해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2025년까지 10배 규모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1.9GWh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을 5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고용량 전기차 기준으로 연간 약 83만대 생산이 가능한 수치다.
이 같은 SK이노베이션의 증설은 당초 목표로 제시했던 글로벌 배터리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SK이노베이션은 공격적인 증설과 투자를 통해 관련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