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검은 10월’의 악몽,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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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검은 10월’의 악몽,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이화섭 기자
  • 승인 2018.11.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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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화섭 기자] 이달 초 코스피는 2100선에 근접하는 등 ‘검은 10월’의 악몽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일명 ‘검은 10월’로 불리는 코스피는 지난달 29일 1996.05로 마감하면서 2000선이 붕괴됐다. 특히 지난달 들어서만 연중 최저점을 7회 경신했으며, 지난 2016년 12월 7일(1991.89) 이후 22개월만에 2000선을 하회하면서 투자자 심리는 극도로 위축됐다.

국내를 포함한 신흥국 주식시장은 지난달 급락 이후 반등하고 있지만, 하락 폭에 비해 반등 강도가 약한 상황이다.

앞서 미국 중간선거라는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됐으나,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미국의 단독 호황으로 긴축 정책을 지속하고 있어 박스권 장세가 장기간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 보수적인 시장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범위를 넓혀, 주식시장에서 성과가 부진했던 국가들의 특징을 보면 통화 약세국, 원유 수입국,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피해국가로 압축할 수 있다.

이는 트럼프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과 보호무역 정책 때문이다. 재정 부양 정책으로 미국 경기 성장세가 가팔라짐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졌고, 특히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무역마찰로 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한 관계가 한국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은 것이다.

여기에 미국 증시가 부진한 점도 국내 증시 반등 속도를 더디게 하고 있다. 미국 증시는 무역갈등과 신흥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위험자산을 지탱하는 안정장치였다. 그러나 경기모멘텀 둔화 우려와 비용 증가에 의한 마진 압박 우려 등으로 조정흐름을 보이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다음해 금리·유가 상승, 달러화 강세의 강도가 약화되고 무역분쟁으로 피해를 입은 신흥국들이 재정을 확대해서 경기 하방압력을 막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글로벌 경제는 올 4분기에서 다음해 1분기에 하강세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재상승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지금은 경기 하강이 초입국면이기 때문에 체감경기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경제가 회복에 진입하기 전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큰 욕심을 버리고 기회를 지켜보며 멀리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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