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에서 ‘다강’으로 급변하는 은행권 부동산신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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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에서 ‘다강’으로 급변하는 은행권 부동산신탁시장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1.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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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금융에 이어 신한금융도 아시아신탁 인수
농협금융·우리은행, 하위권 신탁사 M&A 준비중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신규수주 5위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면서 금융지주 계열사의 부동산신탁 시장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10년만에 부동산신탁사 3곳을 추가 인가한다는 방침에 따라 은행권이 새로운 먹거리 차원에서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사 3곳이 부동산신탁사를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신탁업은 고객이 맡긴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개발·관리해 그 이익을 돌려주는 종합 서비스업이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신탁 경영권 지분 인수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한금융은 아시아신탁 대주주와 기타 주요 주주 보유 지분 100%를 모두 인수한다. 우선 이날 60%를 1934억원에 인수하고 향후 잔여 지분 40%도 인수하기로 했다. 잔여 지분에 대한 가격과 취득 시기는 2022년 이후 결정된다.

이미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자회사로 지난해 말 기준 신규 수주 순위 3위의 하나자산신탁과 6위인 KB부동산신탁을 두고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과 NH농협금융이 부동산신탁사 인수전에 가세한다.

농협금융은 이미 부동산 신탁사 인가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 은행의 예대마진만으로 수익원을 찾는데 한계가 있어 비이자부문 수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도 부동산신탁사업은 큰 관심사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은행에 쏠려 있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대형 증권사나 보험사보단 규모는 작지만 수익성 높은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를 눈여겨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시 출자 여력이 대폭 확대되기에 전환 이후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이들 금융사는 처음부터 키워 나가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존 부동산신탁사의 인수합병(M&A)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과 부동산신탁업계 등에 따르면 신규 수주순위 8위권 이하의 신탁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코리아신탁, 생보부동산신탁, 무궁화신탁, 국제자산신탁 등이다. 전통적으로 업계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등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다.

이같이 은행과 금융지주가 부동산신탁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시장도 급성장했다. 올 상반기 11개사의 영업 수익은 588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1.9% 증가했다. 이들 신탁사들은 2012년 이후 계속 흑자행진 중이다. 특히 정부가 가계대출을 옥죄는 상황에서 새로운 영업을 할 기회가 된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존 예대마진만으로 수익원을 찾는데 한계가 있어 부동산신탁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부동산 호황으로 3분기까지 최대 실적을 신탁사들이 냈지만 앞으로 대출규제로 수익성이 낮아지는 시점이어서 자본력을 갖춘 금융사들이 인수하기에 적합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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