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성장 본격추진 9달만에 소비 올 들어 최대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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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성장 본격추진 9달만에 소비 올 들어 최대폭 하락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8.10.31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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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지수 6개월째 하락 / 통계청 “경기부진 부인 못해”
2019년 9월 산업활동동향 사진=통계청 제공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 단행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본격 추진된 지 아홉달 만에 소비가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올라 소비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경제도 함께 성장한다는 소득주도성장론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9월 우리 경제는 소비 감소만이 아니라 산업생산도 6개월 연속 하락해 경기하강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9월 108.8을 기록하며 전월보다 2.2% 줄었다. 작년 12월 (-2.6%) 이후 9개월 새 가장 큰 하락폭이다. 반면 지난 3월~8월 6개월 동안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설비투자는 2.9%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의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년 전과 비교하면 19.3% 감소해 투자가 전년보다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토목(-7.2%)과 건축(-2.8%) 공사 실적이 줄면서 전월보다 3.8% 줄었다.

산업생산은 광공업과 건설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9월 전산업생산지수가 전월 대비 1.3% 하락한 106.6을 기록했다. 2013년 3월(-2.0%)이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이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광공업 생산이 줄었다. 광공업은 자동차(-4.8%), 전자부품(-7.8%) 등을 중심으로 2.5% 하락했다. 통계청은 자동차의 경우 지난달에 북미중동수출이 개선되고, 주요 업체들의 임금협상 조기타결로 생산이 크게 증가했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했다. 광공업 하락폭은 작년 2월(-3.0%) 이래 19개월 사이 최대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2.1% 줄었다. 생산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뤄졌는지를 볼 수 있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전월에 비해 1.8%포인트 하락한 73.9%에 그쳤다. 제조업 재고는 자동차, 화학제품 등에서 증가했지만 1차 금속, 통신·장비 등이 줄어 전월보다 1.2% 감소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동행지수 연속 하락기간은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이 있던 2015년 11월∼2016년 4월 이후 가장 길다. 특히 6개월 연속하락은 보통 경기하강의 신호로 평가된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설비투자가 7개월 만에 증가했지만, 주요 지표가 대부분 감소세로 전환하거나 지속하면서 전달보다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며 “동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현재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부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다만 경기 전환점을 공식화하려면 종합 판단과 전문가 의견 보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지만, 과거에 비해 늦지 않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기재부 관계자는 “세계 경제 성장 지속, 수출 호조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투자·고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통상분쟁 지속, 미국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등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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