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개방되는 부동산신탁…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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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개방되는 부동산신탁…지각변동 예고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8.10.3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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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급성장에 금융사·증권사·건설사 등 관심
기존 업체, 경쟁 치열해져 수익률 하락 우려
신규 부동산신탁사 인가가 예고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부동산신탁사들의 위기감도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일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금융위원회가 10년만에 부동산신탁업의 빗장을 풀면서 부동산신탁 시장에 격변이 예고된다. 내년 상반기 중 신규 부동산신탁회사가 최대 3곳 늘어나게 돼 경쟁심화가 불가피해졌다. 대형금융지주와 증권사, 건설사들이 소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는 부동산신탁업의 신규 인가를 받기 위해 치열한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금융과 우리은행이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또 증권사 중에선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금융그룹, 대신증권, 부국증권 등이 이름이 언급되고 있고, 건설업계선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부동산 신탁회사를 최대 3개까지 추가 인가할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2009년 무궁화신탁과 코리아신탁 인가 이후 신규 인가를 허용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30일 인가 심사 설명회를 열고 다음달 26~27일에 예비 인가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후 금감원 및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금융위에서 예비 인가를 의결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동산신탁 수탁고는 233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신탁 수탁고는 2013년 147조원에서 2014년 153조원, 2015년 171조원, 2016년 187조원, 지난해 215조원 등으로 꾸준히 커졌다.

또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부동산신탁업계는 부동산 경기 호황과 차입형 토지신탁 확대로 최근 3년간(2015~2017년) 순이익은 연평균 31.6% 증가하고 신규수주는 연평균 33.9% 증가하는 등 호황을 누려왔다.

이처럼 부동산 경기 호황에 힘입어 부동산신탁 업계가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부동산신탁업 추가 인가에 나서자, 각 업계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선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금융권이다. NH농협금융은 지난 7월 NH농협리츠운용을 출범, 부동산투자신탁 시장에 뛰어들었고 부동산 신탁사 인가를 위한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도 비은행 부문 확대 차원에서 부동산 신탁업 직접 진출과 인수합병(M&A)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는 부동산신탁회사인 아시아신탁 인수를 추진 중이다.

증권업계에선 증권사 중에선 그동안 부동산 금융에 적극 뛰어들었던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진출을 위한 내부 준비를 마친 상태이며 미래에셋대우 등도 부동산 신탁업에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의 경우 그간 부동산신탁사 인수 의지를 피력해 왔던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신탁업계는 이번 금융당국의 신규 인가 결정으로 레드오션이 가속화되지는 않을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도 신탁사 간 경쟁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신탁사 신규 인가 예고로 추후 신규 진입자 등장에 따른 경쟁 격화 우려가 큰 편”이라며 “다만 상대적으로 초기 자본력이 약할 수 밖에 없는 신규 진입자들은 차입형토지신탁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가 쉽지 않아 경쟁 격화 우려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신규 부동산신탁사 진입으로 비토지신탁부문 내 보수율이 하락해, 상위권 부동산신탁사들의 토지신탁 수익 의존도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우려가 있다”며 “토지신탁부문의 집중도가 높은 사업구조는 부동산경기가 둔화될 때, 사업·재무안정성의 저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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