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규 LCC, 정부의 신중함이 뒷받침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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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규 LCC, 정부의 신중함이 뒷받침되길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8.10.30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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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저비용항공 시장이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내달부터 항공운송사업 신규면허 심사에 나서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내년 1분기 신규 저비용항공사(LCC)의 면허 발급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최소 1곳 이상의 신규 사업자가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LCC는 출범 초기만 해도 부정적인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이미 터를 잡고 있던 국내 항공시장에서 크게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저렴한 가격 탓에 일명 싸구려 항공사라는 오명은 물론,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까지 존재했다.

그러나 한동안 적자에 빠져 허우적대던 LCC는 2010년 이후부터 서서히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출범 10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선 점유율 50%를 돌파했고, 현재는 FSC를 위협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실제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서울 등 국내 LCC 6개사의 지난해 매출은 3조6313억원으로 전년보다 35.8% 늘었고 영업이익은 87.2%급증한 269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창사 이후 처음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LCC가 국내 항공업계의 중심으로 성장하자, 도전장을 내민 신규 사업자들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국토부에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신청한 곳만 총 세 곳에 달한다.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는 저마다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면허 발급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신규진입을 놓고 업계에선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내 주요 공항인 김포, 인천, 제주 등이 이미 포화상태여서 추가로 항공사가 취항할 여유가 없는 탓이다. 특히 신규 LCC가 면허를 발급 받더라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단기간 신규 사업자가 수익을 거두기 쉽지 않은 구조인데다 기존 LCC 6개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수인 수익 노선 확보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규 LCC의 출범 여부는 국토부 선택에 달렸다. 그동안 과당경쟁 등을 이유로 신규 LCC의 시장진입을 불허했던 국토부는 에어서울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한 지난 2015년 12월 이후 약 3년여 만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토부의 이같은 결정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과 진에어 불법 등기 이사 논란에 따른 항공시장의 독과점 구조개선 및 국토부의 관리·감독 정비 명분이 힘을 얻게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때문에 단순 보여주기식이 아닌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한 국토부의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 국토부는 이번 신규 LCC 출범 여부가 향후 국내 LCC 시장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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