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렁 빠진 퇴직연금시장 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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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렁 빠진 퇴직연금시장 살리나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0.2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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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내달부터 퇴직연금 상품에 저축은행 정기예금 편입
저축은행, 자금조달 루트 다변화 통해 수익률 제고 ‘전망’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시중은행이 수렁에 빠진 퇴직연금 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1%대에 머무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정기예금을 연금상품에 넣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168조원대에 이르는 퇴직연금 시장이 더욱 활력을 받을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6일부터 퇴직연금 운용 상품의 포트폴리오에 신한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도 판매하기로 했다. 앞으로 다른 저축은행 상품도 취급할 예정이다.

그동안은 퇴직연금 상품은 원리금보장형에 은행의 정기예금과 보험의 금리연동형·이율보증형 보험을, 실적배당형으로는 펀드 등을 소비가가 선택하는 포트폴리오로 구성했는데 이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예금도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이런 흐름에 가세한다.

우리은행은 저축은행중앙회와 다음달 중 상품을 공급키로 협의를 마쳤다. 앞으로 약 30여개 저축은행과 협약을 통해 정기예금을 퇴직연금 상품에 편입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계열사인 KB저축은행을 비롯해 신한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등 3곳의 정기예금을 다음달 초 편입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저축은행 상품을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게 전산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퇴직연금 상품은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좀더 면밀하게 저축은행 상품을 살필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퇴직연금감독규정을 개정해 신용등급 기준 ‘BBB 마이너스(-)’를 충족한 저축은행의 예·적금도 퇴직연금의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편입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을 퇴직연금에 편입하면 수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퇴직연금 전용 상품을 통해 자금 조달 채널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6대 시중은행의 13개 정기예금 상품(12개월 만기) 평균 금리는 1.54%지만 저축은행중앙회가 공시한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만기) 평균 금리는 2.64%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168조4000억원 규모다. 은행법상 은행 예·적금으로 한정된 원리금보장상품 투자비율이 91.6%에 달해 수익률은 1.88%에 그쳤다. 은행권 퇴직연금 수익률은 1.6%로 전체 평균보다 0.28%포인트 낮았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견고한 판매네트워크를 활용해 저축은행의 자금 조달이 용이해진다면 더 큰 수익이 창출될 가능성도 높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성인데 시중은행의 저축은행 상품 편입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내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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