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발 빼는 ‘투자자’…‘안전자산’으로 대거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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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발 빼는 ‘투자자’…‘안전자산’으로 대거 이동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8.10.2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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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증시 강세에 밀렸던 ‘금’ 등 안전자산 반등세… “단, 달러 방향성 따라 가격 상승폭 제한될 수 있어”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국내 증시가 유례 없는 부진을 이어가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금’이나 ‘채권’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 2008년 이후 안전자산인 채권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이동했던 글로벌 투자자금 흐름이 10년 만에 대전환의 길목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순자산 100억원 이상 상위 5개의 금 펀드(ETF.상장지수펀드 포함)의 수익률은 최근 한 달간 모두 반등했다. ‘블랙록월드골드자(주식-재간접)(H)(A)’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40%,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금-파생](H)’ 2.14%,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금-파생)(합성 H)’ 3.81%, ‘신한BNPP골드 1[주식](종류A)’ 5.13% 등을 나타냈다. 특히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최근 한 달간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가 각각 -11.33%, -7.80%의 수익률을 낸 데 비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금 펀드는 기초자산인 금 가격이 지난 7월 중순 이래 최고치에 도달하며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전일대비 온스당 12.20달러(1%) 상승한 1236.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16일 이후 3개월래 최고치다. 금 시세는 이달 들어서만 3.2%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연말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진단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진정된다고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금 가격은 탄력적으로 반등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연말까지 5% 가량 상승해 온스당 1300달러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금 가격은 최근 안전자산 선호 환경의 지속으로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달러의 방향성에 따라 가격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지자 단기간 자금을 묶어놓을 수 있는 투자처에 대한 수요도 높다. 대표적인 상품이 달러화 예금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단기채다. 전단채는 기업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종이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전단채는 만기가 통상 1개월~3개월로 정도로 짧고,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구명훈 키움증권 리테일금융팀장은 “리테일(소매금융) 판매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리테일 매출액의 70%가 전자단기사채에서 발생할 정도로 판매가 늘었다”며 “코스피 지수가 7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한 지난 11일에 특히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전자산이라고 해서 무작정 뛰어들어선 안된다. 달러와 금은 보통 안전자산이라는 측면에서 서로 대체재의 성격을 보이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금은 약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초 이후 금값이 하락해왔던 점도 최근 금값을 끌어올리는데 일부 역할을 했을 것”이라면서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견고해지면서 달러와 금의 디커플링 현상이 무력해지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디커플링 현상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금이나 달러·엔 같은 안전자산은 직접 투자보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을 통해 간접투자하는 게 효과적이다. KOSEF미국달러선물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7%를 넘어섰으며 KOSEF달러선물레버리지 수익률은 12%를 뛰어넘었다. TIGER 일본엔선물레버리지의 수익률은 7.5% 수준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횡단, 미국의 핵전력 증강 시사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부각됐다”며 “달러·엔·금·미국채 등 대표적인 안전자산이 상승하는 것으로 볼 때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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