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접어든 글로벌 증시, 10년來 투자심리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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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접어든 글로벌 증시, 10년來 투자심리 최악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8.10.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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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글로벌 주요 지수 중 하락 폭 가장 커…“美·中 경제 의존도 높아, 대외 불확실성에 취약”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이달 들어 우리나라 증시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이면서 연일 급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증시는 주요 선진·신흥시장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가장 컸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 인상 같은 대외 불확실성 속에 미국과 중국에 대해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 등이 악재가 됐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코스피는 2027.15로 마감해 10월 들어서만 315.92포인트(-13.48%)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159.20포인트(-19.36%)나 급락해 663.07로 주저 앉았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209조8510억원이 줄었고 코스닥 시총은 51조5290억원이 감소했다. 한 달 만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261조3800억원의 시총이 증발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가늠하는 공포지수(VIX지수)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26일 장 중 코스피200 VIX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24포인트(15.62%) 오른 23.92까지 치솟았다.

이달 국내 증시의 추락 속도는 주요국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진다. 특히 코스닥지수의 하락률(-19.36%)은 거의 20%에 가까워 주요 20개국(G20)과 홍콩 등을 포함한 전 세계 27개 국가·지역의 30개 주요 주가지수 중 가장 높았다. 대만 자취안(加權) 지수(-13.78%)와 코스피(-13.48%), 아르헨티나 메르발(-12.3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 공세를 둘러싼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외국인이 ‘셀코리아’를 본격화 하진 않은 것으로 보지만 매도 물량은 심상치 않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 시장에서 3조79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7109억원 등 총 4조5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갈등이 미국 기업의 실적과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위안화의 절하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외국인의 매도에는 한국 경기 하강 우려와 반도체 업황 둔화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는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조정 국면이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도 무역분쟁의 악영향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쉽게 반등을 기대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하향조정은 향후 한국 기업들에 가해질 펀더멘털(기초여건) 충격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며 “추가 조정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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