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회장, 농가소득 제고…현장 중심 경영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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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 농협회장, 농가소득 제고…현장 중심 경영 ‘총력’
  • 송정훈 기자
  • 승인 2018.10.2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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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목표로 사상 최고 쌀 목표가 제시
취임 후 이틀에 한번꼴 현장 방문해 농민들과 소통 노력
‘농심’ 경영 제1원칙으로…내부혁신 통해 ‘효율성’ 극대화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이 25일 서초구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열린 우리쌀 가공식품 및 전통주 한마당 대축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송정훈 기자]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농가소득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년 임기 중 60% 이상을 채운 김 회장은 올해를 ‘농가 소득 연 5000만원’ 달성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5년마다 새로 매겨지는 쌀 목표가격이 올해 정해져서다. 쌀 농가는 전체 농가의 40%를 차지한다. 김 회장이 쌀값을 높이기 위해 농협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는 이유다.

◇농협, 추곡수매가 제고 위해 2조원 투입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김 회장의 지시로 추곡수매가 지지를 위해 2조원을 투입해 170만톤(t)을 매입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국정감사에서 “추곡수매가 지지를 위해 배수진을 칠 것”이라며 “정부의 수매량이 35만톤으로 정해져 있는 만큼 나머지는 농협이 전량 수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농가의 40%를 차지하는 쌀 농가의 소득 향상을 위해 쌀 가격 지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쌀 목표가격에 대해서는 “80㎏ 가마당 20만원이상으로 책정돼 생산 농가가 피땀 흘려 수확한 쌀값을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는 현재의 쌀값보다 높은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곡 한 가마 가격은 지난 5일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인 19만4772원이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올해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설립한 밀양 쌀 가공공장을 통해 2022년까지 쌀가루 5만톤을 기업체에 판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같이 김 회장은 지난 2016년 3월 취임 후 농가소득 향상에 매진해왔다. 2020년까지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이 김 회장의 최대 공약이자 목표다.

농협의 추산으로는 지난해 말 기준 농가소득은 약 3900만원이다. 쌀, 감귤, 사과, 배 등에서 수익이 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 농가소득이 4300만원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며 “내년에는 4600만원, 2020년이면 5000만원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농협은 지난해 농업 관련 사업 추진을 통해 농가당 185만원씩 총 1조9743억원의 소득 기여 성과를 낸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올해는 이보다 5300억원 늘어난 2조5052억원의 소득 기여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농협은 농업인이 제값 받는 농산물 유통체계를 구축하고 소비자가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는 먹거리 공급에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 농업관측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안정적 농산물 수급체계 확립과 축산물 수급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시스템 구축, 농식품 연구·개발 기능 강화를 추진한다.

유통단계별 농식품 안전종합관리를 강화하고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농가 확대 추진,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LS) 전면 시행 대응을 위한 교육 및 홍보, 100평 이상 농축협 판매장 식품안전관리인증(해썹) 확대 등도 추진한다.

농협은 계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권역별 계란 집하장(GP센터)을 2020년까지 10개소로 확대 건립할 계획이다.

미래형 스마트매장 도입, AI 기반 농사도우미 챗봇, 블록체인 고객 인증시스템 도입 등 신기술과 연계한 사업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 폭락 등이 없이 지금 상태로 가면 농가 소득 5000만원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며 “농산물 가격이 물가상승과 함께 같이 올라갈 수 있도록 농협은 최선을 다할 것이며 농지의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 등 농외소득 창출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오른쪽)이 지난달 27일 이번 여름 자연재해로 인해 가격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농산물의 가격안정과 소비촉진을 위해 판매액(연간 평균잔액)의 0.01%를 기금으로 조성하는 'NH더하고나눔 정기예금'에 1호로 가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NH농협은행

◇‘농민이 행복한 농협’ 건설 위해 ‘현장속으로’

김 회장은 지난 1978년 농협중앙회의 말단 직원으로 입사해 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역색을 극복하고 ‘호남 농협중앙회장 1호’라는 영광도 안았다.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을 만들겠다”는 그의 다짐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이 실천의 핵심에는 현장이 있다. 김 회장은 취임 후 2년여간 약 이틀에 한번 꼴로 현장으로 나가 농업인을 만나 소통했다. 농촌 일손돕기운동이 대표적이다.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찾아 하루 일하고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김 회장은 폭염·가뭄·태풍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산 농가 현장을 직접 살피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도 현장에서 세웠다.

실제 지난 8월27일 김 회장은 고랭지배추·무의 수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전국 제일의 고랭지배추 주산지인 강원 강릉지역 안반데기를 찾았다. 추석 성수기에 맞춰 본격적인 출하를 앞둔 고랭지배추·무의 작황을 확인하고 농민들의 의견과 애로사항을 청취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농협은 고랭지배추는 지난해 4만6000톤보다 20%증가한 5만5000톤(평년생산량의 약 31%)을, 고랭지무는 1만8000톤보다 72% 증가한 3만1000톤(평년생산량의 약 48%)을 수급사업 물량으로 확보해 적정 가격과 시장공급량이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또 정부, 지자체, 농협, 농업인이 함께 참여하는 채소가격안정제를 적극 활용해 조기 출하 등 사전적 수급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상기후에 의한 수급 불안 및 가격급등에 대비해 평창과 안동에 있는 배추 출하조절시설을 이용해 2500톤 규모의 배추를 상시 비축하고 수급조절용으로 활용하는 등 현장의 필요에 대응하는 경영을 김 회장은 펼쳐왔다.

‘농심(農心)’을 제1의 경영철학으로 삼은 김 회장은 취임 직후 불필요한 관행부터 깨뜨렸다. 회장 출퇴근 시 등에 과도한 의전을 없애고 본사 임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전 직원에게 개방했다. 소통의 리더십을 선보인 대목이다.

김 회장은 또 조직운영 효율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 혁신도 적극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교육·노무·홍보 등 범농협 중복업무를 통합하고 조직·인력 슬림화를 통해 1분사 6부 조직을 축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자회사인 NH무역과 농협양곡의 중복업무를 단일화하고 미국, 일본, 중국, EU 등 중앙회 해외사무소를 폐쇄하는 한편 현장 중심의 경영체계 정립을 위해 남해화학(여수), 농협케미컬(대전) 등 계열사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했다.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김 회장은 “농우바이오와 중국의 농협인 궁샤오(供銷)합작총사가 합작사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한국은 지역 농협이 1100개인데 중국은 22만개라 두 회사가 합작하면 22만개의 매장을 우리가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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