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곪은 것은 언젠가 터진다
상태바
[기자수첩] 곪은 것은 언젠가 터진다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8.10.28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선(善)은 권장하고 악(惡)은 징계한다는 의미로 최근 정치권의 행보를 보면 새삼 떠오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간 수많은 논란이 제기됐지만 힘에 의해 묻혔던 각종 의혹들이 10년이 지난 지금 법의 심판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는 단순히 정치권에 그치는 게 아니라 문화계, 금융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미투운동’은 지난 20여 년 전의 일까지 끌고 와 법 앞에 무릎을 꿇리고 있다. 2016년에 벌어진 금융감독원 특혜 채용비리는 해당 관련자 처벌은 물론 피해자 구제방침까지 논의되고 있다.    

많게는 20여 년 전, 적게는 2년 여 전의 잘못된 관행 및 적폐가 불과 1년여 만에 법의 심판을 통해 바로잡히는 모습을 보면, 권선징악이라는 상투적인 사자성어를 이 시점에서 진지하게 자문자답해보지 않을 수 없다. 곪은 것은 언젠가 터지게 돼 있고 잘못된 부분 역시 언젠가 바로잡힌다는 것을 말이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위의 사례들을 반면교사 삼기에 알맞은 시기로 보인다. ‘은행권 채용비리’, ‘케이뱅크 특혜인가’, ‘한국GM사태’ 등 올 한 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해당 사태들이 당시 해결되는 듯 보였지만 다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앞서 이들 모두 ‘꼬리자르기’, ‘일방적인 혈세 퍼주기’ 등 의혹이 제기됐지만 마무리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인바 있다.

따라서 위의 논란 재점화가 현재 은행권에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고 제대로 나아갈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2년, 10년, 20년 후에 또다시 재수사를 한다는 둥, 당국이 칼을 댄다는 둥 시간·인력·혈세 낭비 하지 말고 지금 바로 잡아 피해자를 최소화해야 한다. 영원히 묻히는 범죄, 잘못된 관행이 없다는 것을 우리 눈으로 직접 봤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