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제주삼다수, 작업자 사망사고에 1위 명성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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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제주삼다수, 작업자 사망사고에 1위 명성 ‘흔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8.10.2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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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사고 발생 처음…근무 안전 확보됐는지 의문도
사고 원인 규명 때까지 당분간 생산 전면 중단될 듯
지난달 출시된 삼다수 330mL와 1L 제품. 사진=제주도개발공사 제공.

[매일일보 안지예 기자] ‘국민생수’로 자리잡은 제주삼다수가 공장 근로자 사망 사고로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한 인재일 가능성도 있어 일각에서는 삼다수 불매 주장도 터져나오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6시 43분께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 공장에서 저녁 교대조 조장인 김모(35) 씨가 작업 중 몸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생수 페트병을 만드는 기계의 센서가 오작동으로 멈추자 이를 점검하기 위해 기계에 다가섰다가 변을 당했다. 사고를 목격한 동료가 즉시 기계를 멈추고 119에 신고했고, 김씨는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시간 10여분 만인 7시 55분께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삼다수 생산을 시작한지 20년 만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브랜드 명성도 땅에 떨어졌다. 지난 1998년 출시된 제주 삼다수는 현재 7400억원 규모의 생수시장에서 점유율 41.5%를 차지하고 있는 부동의 1위 브랜드다. 삼다수 매출은 출시 당시 50억원에서 지난 2015년 2000억원까지 늘었으며 올해 매출은 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었다.

특히 삼다수를 유통하고 있는 광동제약은 삼다수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에 이르는 등 전사 실적을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삼다수를 위탁판매하는 판권을 두고 매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이번 사망사고로 당분간 삼다수 사업 확장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다수는 올해 300ml, 1L 등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공격적인 생산시스템 구축에 나선 바 있다. 지난달에는 출시 20주년을 맞아 신규 생산라인을 가동하기도 했다.

공장 가동도 전면 중단될 전망이다. 제주개발공사가 현장 보전을 위해 공장 생산 라인 가동 중지를 지시했고 고용노동부도 전면 생산 중단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사고가 발생한 삼다수 공장에서는 1일 약 3400톤의 생수를 생산해왔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여론 악화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현재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사고가 난 생산 라인은 한시적으로 4개조가 3교대로 근무를 하다 공장 확충 등으로 인력이 부족해지자 두 달 전부터 다시 3조 2교대로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 공장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해당 공장 내부에는 폐쇄회로(CC)TV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측은 “당초 CCTV가 있었는데 ‘감시한다’는 직원 반발로 철거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장비 6대 중 1대가 멈추면서 조장인 김 씨가 점검을 하는 도중에 기계가 작동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공장 관계자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중이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는 이날 이번 사고에 관한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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