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온풍에 대학 ‘북한학과’ 관심 급증…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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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온풍에 대학 ‘북한학과’ 관심 급증…현실은?
  • 복현명 기자
  • 승인 2018.10.1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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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이후 대학가에 북한학 관심 ‘솔솔’
취업난에 학과 폐지·통폐합
현재 동국대만 북한학 명맥 유지
국내 대학 학부 기준 북한학과 설치 현황. 자료=각 대학.

[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최근 연이은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한 남북관계 온풍에 대학의 북한학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학과가 낮은 취업률과 관심 부족으로 고사 위기에 처해있어 대학이 남북교류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중장기적 계획으로 학과를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현재 국내 대학 중 ‘북한학과’를 유지하고 있는 학교는 동국대 뿐이다.

동국대는 1990년대 당시 탈냉전 기류와 함께 통일에 대비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1994년 국내 대학 최초로 북한학과를 설치했다. 이후 △1995년 명지대 △1996년 관동대 △1997년 고려대 세종캠퍼스 △1998년 조선대·선문대 등 학부 기준으로 총 6개 대학이 북한학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북한학과의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학과가 갑작스럽게 늘어난 탓에 일부 대학이 정원 미달을 겪었고 2000년 후반에 접어들어 남북관계가 후퇴하면서 인력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조선대는 북한학과 개설 1년만에 문을 닫았고 관동대도 설립 10년만인 2006년에 정원 미달로 학과를 없앴다. 선문대는 동북아학과로 개편을, 명지대의 경우 정치외교학과로 통폐합했다.

고려대 역시 지난해 사회학과로 통합하면서 ‘공공사회·통일외교학부’에 소속된 통일외교안보전공으로 개편했다. 학과에서 전공으로 지위가 줄어든 셈이다.

동국대 북한학과도 정원축소와 폐과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2007년 입학정원을 40명에서 20명으로 줄였고 2013년부터는 15명까지 축소한 상황이다.

북한학과 관련된 취업난도 학과 폐지에 한 몫했다. 북한학이 갖고 있는 학문적 특수성과 남북관계 불확실성이 북한학 전공자들의 설 자리를 좁게 했다.

통일부의 직접적인 도움도 부족했다. 통일부는 북한학과 전공자들을 특별채용하고 있지만 모집 정원은 1년에 2명 수준밖에 되지 않으며 통일부에 특채된 인원 중 학사 출신 인원은 10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또 재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보다는 단기 특강이나 현장학습 지원 등을 통한 소양교육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부터는 서울대와 숭실대 등 6개 대학을 통일교육 선도대학으로 지정해 통일교육 모델을 개발하도록 4년간 매년 평균 3억원씩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이런 상황이 되자 일부 전문가들은 대학들이 통일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학문적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대학의 준비가 일회성이거나 단순히 시류에 치우쳐 원칙 없이 추진한다면 안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학교육연구소 관계자는 “북한학과는 특수한 학문적 특성을 갖고 있어 그 자체로 존중을 받아야 한다”며 “남북관계 개선 여부에 따른 관심이 일회성에 그치면 안되며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다시 소용돌이 칠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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