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절반 이상이 ‘주담대’…은행권에서만 150조원 육박
상태바
집값 절반 이상이 ‘주담대’…은행권에서만 150조원 육박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8.10.07 2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집값의 60% 넘게 빌린 주택담보대출이 은행권에서만 150조원 안팎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대출의 규모는 5년 만에 약 2.5배로 급증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7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중 담보인정비율(LTV·Loan To Value ratio)이 60%를 넘는 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9조원이다.

139조원은 주택금융공사 양도분(은행 계정의 약 10%)을 제외한 규모다. 이를 토대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LTV 60% 초과분을 추산하면 153조원이다. 전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470조원의 약 ⅓을 차지하는 규모다.

금융위원회는 LTV가 60%를 넘으면 ‘고(高) LTV’로 분류하기로 했다. 2020년부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LTV 60% 초과 대출은 ‘고 LTV’로 보고 위험 가중치를 최대 2배로 높인다. LTV가 높아 위험한 만큼, 자본을 더 쌓으라는 취지에서다.

고 LTV 대출 153조원 가운데 LTV가 70%를 넘는 대출도 16조원에 달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에 적용되는 LTV(40∼50%)는 물론 조정대상지역과 일반 지역에 적용되는 LTV(60∼70%)도 웃도는 대출이다.

실제로 고 LTV 대출의 규모는 2010년 말 43조원에서 2012년 말 60조원, 2013년 말 67조원 등으로 비교적 완만하게 늘었지만, 2016년 말 160조원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불어난 주택담보대출은 연체율 측면에서 보면 하향 곡선이다. 전체 연체율이 0.70%, LTV 70% 초과 대출의 연체율이 2.06%다. 금융당국은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다만 고 LTV 대출을 비롯한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이처럼 급증했는데도 연체율이 안정적인 것은 저금리 덕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경기 침체나 금리 인상 등으로 언제든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새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중 DTI가 적용된 대출은 28조원(주금공 양도분 포함시 31조원 추정)이었다. 이 가운데 4조∼5조원은 DTI가 50%를 넘었다. 연소득의 절반 이상 빚 갚는 데 쓰였다는 의미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