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현 칼럼] 큰 깨달음 얻기위한 긴 침묵수행 夏安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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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동현 칼럼] 큰 깨달음 얻기위한 긴 침묵수행 夏安居
  • 시인 고산정 배동현
  • 승인 2018.09.2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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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불교계의 큰 깨달음 얻기 위한 긴 침묵수행을 하안거와 동안거라 일컫는다.

불교계의 여름철 수행·정진 기관인 하안거(夏安居)결제가 다음 달이면 전국의 각 선원에서 3천여명의 선방 수좌 스님들이 참가한 가운데 3개월 일정으로 시작한다. 

이번 하안거는 해인사와 통도사, 송광사, 수덕사, 백양사 등 한국불교 조계종 5대 총림을 중심으로 50여개 비구 스님 선원과 30여개 비구니 선원 등 전국 90여개 선원에서 동참한다. 성철 스님이 수행한 곳으로 유명한 대구 동화사 금당선원에서도 이날 120여명의 선승들이 각각의 화두(話頭)를 들고 하안거에 들어갔다. 

하안거 동안에 스님들은 오전 3시 예불 및 입선(入禪), 5시 방선(放禪), 6시 아침식사, 8시 입선, 4시 방선, 5시 저녁식사, 6시 예불 및 입선, 밤 9시 방선 및 취침 등의 기본 시간표에 따라 수행이 이루어 진다. 그러나 참가 선승들의 수행정도와 능력에 따라 하루 18~20시간씩 정진하는 선원도 있다. 

해인총림 선원에서는 안거의 마지막 1주일 동안은 허리를 바닥에 붙이지 않는 장좌불와(長座不臥)의 용맹정진기간을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기간 동안 전혀 잠을 자지 않고 참선하는 초인적인 수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선승들은 이 같은 수행을 오랫동안 쌓으면서 어떤 섬광과 같은 깨달음을 얻는다. 

스님들이 선원에 모여 공부와 수행에만 전념하는 안거는 불교계의 연중행사로 음력 4월 보름부터 3개월 동안 갖는 동안거로 나눠 치러지며 불교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하안거를 더욱 비중 있는 참선 기간으로 여긴다. 

석가모니 당시 수행자는 지붕이 있는 곳에 거주하지 않고 구름처럼 흘러 다니는 것을 수행 신조로 삼았는데 여름철 우기에는 돌아다니기 힘들 뿐 아니라 우기를 맞아 기어 나오는 벌레를 밟아 죽일 염려도 많아 이기간 동안에는 일정한 장소에 모여 공부하고 수행토록 한 것이 하안거의 기원이 됐다. 

또 불교가 중국에 전래되면서 무더운 여름 뿐 아니라 추운 겨울에도 안거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동안거(冬安居)도 생겨났다. 선(禪)불교의 정통을 자임하는 한국 불교계에서는 최근 안거에 참가하는 선승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하안거 결제에 대해 조계총림 방장 스님은 선원 대중들이 몸과 마음을 아끼지 말고 화두를 참구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덕숭총림 방장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의 진면목을 불 수 있도록 올해도 더욱더 매진 정진해줄 것을 각각 요청했다. 

하안거는 불교수행에 있어 중요한 불교계의 대표행사로 불교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깨달음 뒤의 깨달음(믿음사2001)이란 명상록에서 진정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 망각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청량한 경각을 들려준다. 

“여러분의 마음을 안식처로 가져가십시오. 그리고 마음을 화실하게 내려 놓으시오. 그리고 마음을 쉬게 하십시오.” 

몰두해야할 순간을 하찮은 일들로 조각내 버리는 쓸데없이 분주한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질타했다. 얼마나 많은 하찮은 일들이 우리의 삶을 가득 채우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일상의 전화 통화나 사소한 잡무로 하루하루를 보낸다면 얼마나 허무할 것인가. 

티베트의 영적스승인 소갈 란포체는 이렇게 말했다. 욕망의 감옥에서 탈출하는 법을 먼저 익혀라 그리고 그 감옥에서 해방되어 마음이 가장 먼저 자유로워져야 한다. 

현대사회는 “시간”과 “욕망”의 함수 관계위에서 굴러간다. 끝없는 속도전과 시간의 분절화는 효율성이란 이름으로 정당화 되고 효율성이란 자본증식이란 욕망을 위해 기여한다. 시간과 욕망의 굴레 속에서 배태된 노예의 타성은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할 소중한 것들을 망각케 한다. 

란포체는 이렇게 권유한다. “잠시 앉아 보십시오. 온갖 마음의 긴장을 풀고 눈을 감고 명상 속에서 감동과 황홀함을 느껴보도록 하세요. 명상이란 깨달음에 이르는 최적의 지름길입니다.”

정겨운 이와 정담을 나눌라치면 걸려오는 휴대전화 벨소리, 정담도 나누기전에 정담 중에 끼어들어 분위기를 망치는 침입자들의 아우성소리 삐리릭! 삐리릭! 대화 당사자 둘다 전화를 켜놓은 상태라 얼마나 난감하랴. 두사람 다 전화 받느라 정담의 중요한 내용은 아예 잊어버린 채 오늘 또하루를 허비한다. 진동! 진동하세요!. 아니면 하안거 동안만이라도 휴대폰은 마음밖으로 내려 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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