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하늘길 ‘삼지연공항’ 확장론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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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하늘길 ‘삼지연공항’ 확장론 급부상
  • 이아량 기자
  • 승인 2018.09.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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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 1개로 폭·길이 작아…대형기종 못 떠
삼지연공항 시설 확충 사업비 2800억원 추산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백두산 방문을 위해 삼지연 공항에 도착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백두산 관광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삼지연공항 확장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활주로 등 공항시설을 비롯해 숙박·부대시설 등 인프라가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방문한 삼지연공항은 백두산 관광 때 이용하는 전용공항이라고 할 수 있다. 백두산과 불과 32㎞ 거리에 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후 남북은 백두산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합의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현재 삼지연공항은 활주로가 1개에다 폭과 길이(3.3km)가 작아 대형기가 이·착륙하는 데 어려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항 관제시설도 좋지 않아 항공기의 자동유도 등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 시설이 열악해 항공기 기종도 제한이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도 공군 1호기(보잉 747급)가 아닌 2호기를 이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군 2호기는 기체가 작고 항속거리가 짧으며 탑승 가능 인원도 40여명에 불과한 보잉 737-3Z8기종이다.

삼지연공항은 오래 전부터 수차례 남북 경제협력 대상으로 논의된 바 있다. 철도나 도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프라 구축비용이 적게 들 뿐 아니라 백두산 천지에서 가까워 백두산 관광 활성화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즉각 낼 수 있다.

이에 북한은 지난 2007년 남북 백두산 관광사업에 합의한 이후 남쪽에 삼지연공항의 개보수 지원을 우선으로 요구한 바 있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활주로 개선사업을 위해 북한에 피치와 자재 등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일부 개보수가 이뤄졌으나 여전히 대형기가 이착륙하는 데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담이 백두산에서 마무리 되는 것도 북한이 백두산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남측에도 합작 개발의 손을 내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삼지연공항 개발에 적극적이다. 지난 5월 한 언론사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남북경협사업 중 삼지연공항 개발을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삼지연공항이 선택된 이유는 철도나 도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32㎞ 떨어진 백두산 관광까지 연계할 수 있어 단기간에 성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보고에는 활주로 지반을 손 보고 개수도 늘려 국제공항 수준으로 개발하는 데 합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국토부가 ‘보고한 바 없다’고 해명하면서 삼지연공항 개발 이야기는 사그라 들었다.

그러나 이날 백두산 정상에 오른 문 대통령이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함에 따라 삼지연공항 개발이 다시 추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삼지연공항이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시설 확충에 2800억원 가량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 때 백두산 관광 코스를 개발하기 위해 삼지연공항 확장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삼지연공항 개발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지연공항 확장은 철도나 도로 연결에 비해 투입되는 비용이 적고 공사기간도 짧다”면서 “백두산 관광에 앞서 먼저 개보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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