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들이 말하는 LG전자…“눈 앞만 보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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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자들이 말하는 LG전자…“눈 앞만 보는 회사”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1.08.22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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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하겠다고 ‘주장’만 하고, ‘주인정신’ 강요하면서 주인대우는 안해줘”

[매일일보] “눈 앞만 보는 회사다”, “삼성이 했다고만 하면 토론없이 결정난다”

LG전자에서 퇴사한 직원들이 LG전자에 대해 비판한 글이 개인 블로그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잇따라 게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LG전자 휴대폰 사업에 대한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부서에서 근무하다 퇴사했다는 한 네티즌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LG전자는 정말 ‘눈앞’만 보는 회사”라며 “혁신했다고 상 주는 프로젝트들 몇 개 빼고는 생각있는 엔지니어가 보기에 기겁할 만한 내용이 수두룩하다”고 적었다.

그는 이 같은 내용들이 “일시적으로 효율을 높여놓은 하석상대(下石上臺: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윗머리들 피쳐폰 하던 때 근성만 남아있어서 실상은 모른다”며 “당장 눈앞의 불만 끄다가 현재 진저브레드 하나 제대로 모르고 개발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LG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2.2버전인 프로요 체제를 선택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에 진저브레드 체제를 탑재하고 기존 프로요 OS를 진저브레드로 업그레이드 해준데 비해 LG전자는 가장 최신 모델인 옵티머스3D 역시 2.3버전인 진저브레드가 아닌 프로요를 사용하고 있다.

기존에 나와있는 스마트폰 역시 현재로서는 언제 진저브레드로 업그레이드 될지 미정이다.

글을 게재한 네티즌은 이에 대해 “길게는 3~4개월씩 합숙개발을 마치면 긴 합숙개발로 건강이 상해버린 개발자들이 마구 퇴사한다”며 “협력업체들마저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타사 안드로이드 폰 써본 사람들은 엘지폰 써보면 겉만 번지르르하고, 엄청난 불안정 기본기능의 부실을 느끼고 반품하거나, 안티로 돌아선다”고 말한 뒤 “이게 MC(휴대폰 사업부)의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계속해서 그는 “눈 앞만 계속 보면 이제 1년 뒤쳐진거 2년, 3년씩 뒤쳐진다”고 충고했다.

한편 지난 16일에도 LG전자에서 퇴직한 선임연구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지난 4월 LG전자를 퇴사한 최 모 연구원은 LG전자에 대해 "'혁신'을 하겠다고 '주장'만 하는 회사"라며 "프로젝트 초기부터 투자수익률을 계산하는 것은 연구원들이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 내 지나친 보안 강조 정책때문에 연구원들이 아이디어를 조사할 수 있는 방법이 막혀 기술에 대한 궁금중을 대부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며 "LG전자가 이런 이유로 크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제품을 만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고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LG전자의 경직화된  조직 문화로 인해 토론 문화의 부재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최모 씨는 "'CEO나 연구소장의 코멘트가 있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진위여부에 대한 논의가 없이 의사 결정이 나며 특히 삼성이 어떻게 한다더라하면 비판적인 토론 없이 의사 결정이 난다"라고 전했다.

그는 LG전자의 말뿐인 주인의식 강조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회사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주인의식을 가져라'라고 말하지만 정작 연구원들을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주인의식이 생길리 만무하다"며 '직원들을 13살짜리 아이를 대하지 말라'는 내용의 책을 읽고 뜨끔했다고 심경을 전달했다.

이런 최씨의 이메일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회신을 하지 않은걸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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