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투기지역 ‘희소성’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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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투기지역 ‘희소성’만 커졌다
  • 이아량 기자
  • 승인 2018.08.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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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마포·송파구 등 기존 투기지역 가격상승
전문가 “학습효과로 집값 하락 가능성 낮아”
신규 투기지역 지정으로 오히려 해당지역에 수요와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 동작구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아량 기자] 서울 강북권 4곳이 신규 투기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오히려 부동산의 희소성을 키워준 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기지역은 수요가 높은 곳이라는 인식을 사실상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므로 관심도와 수요가 투기지역으로 더 몰릴 것이란 분석이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8·27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서울 종로구·중구·동대문구·동작구 등 4개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됐다.

이들 지역은 최근 집값 상승률이 두드러진 곳이다. 동작구 아파트값은 올 들어 8월 현재까지 7.29%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중구(6.57%), 동대문(5.73%), 종로구(5.27%) 등도 상승률이 높았다.

하지만 투기지역 신규 지정에도 불구하고 4개구 대부분 입지가 좋고 개발호재가 풍부해 수요를 차단하고 가격 상승을 억누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8·2대책부터 고강도 규제책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향후 개발 이슈 등의 기대감에 따라 가격이 상승한 학습효과로 내성이 이미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투기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 현재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값 누계 상승률은 25개구 평균 5.67%로 나타났는데 서초와 노원, 강서를 제외한 8곳의 투기지역 아파트값은 모두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용산(8.75%)의 아파트값 누계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마포(7.75%), 송파(7.37%) 등도 오름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번에 지정된 신규 투기지역은 이미 투기과열지구에 포함돼 있는 곳이라 투기지역 지정에 따른 압박과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기존 투기과열지구에서 투기지역으로 묶이면 주택담보대출이 기존 가구 1인당 1건에서 가구당 1건으로 제한되고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제한되는 등 대출 규제가 조금 더 강화된다.

특히 시중 유동자금이 풍부하고 규제책으로 투기 심리가 오히려 되살아나면서 대출 제한만으로는 수요를 억제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동작구의 한 중개업자는 “추가 대책을 예상하고 이미 현금이 풍부한 투자자들이 대부분의 물건을 재빨리 사들이고 갔다”고 전했다.

투기지역 지정으로 되레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몰리고 개발 호재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다.

동대문구에서 하반기 분양을 앞둔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투기지역 지정으로 오히려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져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방위적 규제에도 최근 집값이 오르고 대기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서울에서는 너무 많은 대책으로도 효과가 없을 때의 학습효과가 더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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