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회? 누군가에게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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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회? 누군가에게는 위기!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8.08.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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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이 관련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2차전지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 등 희소금속의 안정적 확보에도 사활을 걸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6년 301만대에서 2020년 63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 역시 2016년 25GWh에서 2020년 110GWh로 고속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포스코는 경량소재, 구동모터, 배터리, 충전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 당진공장에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차 쏘울 EV의 재활용 배터리를 기반으로 1MWh급 ESS 설비를 구축하는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기차 확대 전략에 힘입어 2020년까지 전지분야 매출을 7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대다수 자동차부품 업계는 전기차, 친환경차 등 미래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이 취약한 상황이다. 대기업과 연구역량을 갖춘 1차 협력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대비하고 있으나 여력을 갖추지 못한 2, 3차 협력업체들은 여전히 완성차업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에 고착화돼 있는 것. 

올 상반기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1만1847대를 기록했다. 반기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이 1만대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올 상반기 국내에서 등록된 전기차는 1만184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4.8% 급증했다. 반면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 등 기존 내연기관 차량들은 모두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자동차는 수많은 부품 업체가 모여 함께 만드는 구조다. 엔진만 하더라도 주요 부품인 엔진블록, 크랭크샤프트, 실린더 등을 만드는 회사가 모두 제각각이다. 하지만 전기차가 기존 시장을 대체하면 수많은 부품 업체가 도산하는 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이나 변속기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전기차 성장은 자동차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내연기관 산업 50% 수준이 사라진다는 우려가 있는 반면, 전기차 관련 부품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내연기관 산업은 쇠퇴하고, 관련 일자리 감소 또한 불가피하다. 정부가 전체 자동차 산업을 고루 키우는 방안은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변화를 눈앞에서 보고도 홀로 독자 생존을 고집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시대임을 인정해야 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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