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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울며 겨자먹기’ 수입산 판매…언제까지?
유통중기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울며 겨자먹기’로 수입산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식음료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명품 패션, 프리미엄 가전만이 아니라 이제는 생리대, 화장지, 세면, 세제류 등 소소한 생활용품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구 이용금액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 직구 이용금액은 약 2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잇딴 유해성 논란에 생활용품 구매 시 무해성분에 관한 소비자의 관심 자체가 크게 증가한데다 적은 비용으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트렌드의 확산으로 질 좋은 해외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롯데마트와 편의점 GS25, H&B스토어 랄라블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 받은 국산 생리컵 1호 ‘위드컵’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현재 곤란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랑 받을 줄 알았던 국내 생리컵이 여러 논란이 제기되면서 급기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불매운동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국내 일회용 생리대가 인체 유해성 논란에 휩싸인 후 면생리대·생리컵 등 대체 위생용품이 주목 받았으나 해외 배송비, 배송 기간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있어 국내 기업 엔티온은 이러한 부담을 덜어주고자 생리컵을 내놨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이 제품이 해외 직구보다 크게 저렴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생리컵은 1~2만원대 제품이 많아 배송비를 추가해도 위드컵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드컵 판매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동물실험이 이뤄졌다는 사실도 입방아에 올랐다. 인체에 안전한지 검증하려는 목적이더라도 생명윤리에는 어긋난다는 이유다. 대표 4명이 모두 남성인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어떻게 믿고 살 수 있겠냐는 의견도 잇따른다.

몇몇 소비자들은 국내 생리컵에 등을 돌렸다. 기자는 생리컵을 써보진 않았지만, 이러한 상황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소비자들이 여러 이유를 근거로 주장하지만 이는 그간 우리나라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불신을 가져다준 결과가 아닐까 싶다.

생리대뿐만이 아니다. G9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해외직구 생활용품 판매량을 살펴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15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모레퍼시픽의 과거 치약 사태 때문인지 치약 해외직구 판매량도 224% 증가했다.

이마트의 경우에는 지난해 유럽 분유 브랜드에 이어 가습기 해외 브랜드의 독점 판매에 나서고 있다. 해외 브랜드에 대한 젊은 엄마들의 관심이 매년 높아지고 있어서라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실제 유럽 1위 분유 브랜드 압타밀은 한 달 만에 6억원어치가 팔렸으며 이마트 수입 브랜드 기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마트가 국산 제품보다 해외 제품을 골라 판매하며 소비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 유통·식음료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수입품을 판매한다고만 말하지만, 소비자들이 무조건적으로 해외 제품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국산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이 보장된다면 국민이 국산 제품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김아라 기자  arakim7@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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