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점유물’ 래시가드 시장에서 발 빼는 아웃도어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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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점유물’ 래시가드 시장에서 발 빼는 아웃도어 업계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8.07.10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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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2~3개 업체만 올해 신상품 출시
시장포화, 과열경쟁으로 수익성 악화 원인
급변하는 물놀이 패션 트렌드 적응 역부족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최근 몇 년간 여름철 물놀이 필수 아이템으로 꼽혔던 래시가드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10일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올해 성인용 래시가드의 판매량이 15%정도 줄었다. 정점을 찍었던 2016년과 비교했을 때 30% 가까이 판매량이 감소했다.

그동안 래시가드 판매에 열을 올렸던 아웃도어 업계 역시 시장에서 철수하는 분위기다.

아웃도어 업체 중 올해 성인용 래시가드 신상품을 출시한 브랜드는 노스페이스와 디스커버리 등 2곳에 불과하다.

네파와 블랙야크는 어린이용 래시가드만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래시가드를 출시했던 K2와 아이더는 여름이 다가왔는데도 아직 신제품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아웃도어 업계가 래시가드 시장에서 발을 빼는 이유는 시장포화에 따른 과열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국내 래시가드 시장 규모는 2014년 300억원 대였다. 2015년 1000억원대로 성장했고, 2016년에는 1500억원에 육박했다.

아웃도어 및 스포츠 그리고 패션 브랜드까지 래시가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과열 경쟁이 시작되면서 기능성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승부를 건 업체가 많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에 3만원도 채 안되는 제품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면서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제 살 깎아먹는 현상’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재고에 대한 부담도 컸다. 래시가드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아웃도어 업체 대부분이 생산 물량을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 늘렸다. ‘겨울은 패딩, 여름은 래시가드 장사’라는 공식이 존재할 정도였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업체에서 대량 생산 제품을 ‘완판’하지 못했다. 일부 업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재고 소진’을 하고 있다.

급속히 변하고 있는 물놀이 패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것도 래시가드 판매량 부진으로 이어졌다.

래시가드 시장이 호황기 때 물놀이를 가려면 누구나 래시가드 한 벌쯤은 장만했다. 특히 외국 해변이나 호텔 리조트 수영장에서 래시가드를 착용한 사람은 십중팔구 ‘코리안’이다. 그만큼 래시가드는 ‘코리안 점유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래시가드를 맹목적으로 구매하기보다 개성과 취향, 목적을 살려주는 스타일리시한 제품을 찾는 경향이 높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식상함에서 탈피한 아이템을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비키니, 원피스 수영복 혹은 모노키니 등이 인기가 많다. 아웃도어는 업종 특성상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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