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박근혜 면담 앞두고 “더이상 압박하지 않았으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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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박근혜 면담 앞두고 “더이상 압박하지 않았으면 생각”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8.07.0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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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심사 탈락, 정부 압박 일환으로 느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6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을 앞두고 “정부가 더이상 압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9일 법정에서 밝혔다.

신 회장은 이 날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의 항소심 속행공판에서 피고인 신문 도중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에 나설 당시 심정을 이같이 밝혔다.

신 회장은 변호인이 “경영권 분쟁 이후 공정위와 국세청, 금감원 등에서 집중 조사를 시작해 당시 피부로 전방위 압박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신 회장은 변호인이 “경영권 분쟁으로 대통령이 피고인을 나쁘게 보는 것 같고, 정부 압박도 들어오는데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면세점 좀 봐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묻자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하기 전에 당시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사장을 불러 대통령과 나눌 이야기를 상의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두 임원은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으니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앞으로 국가 경제에 최선을 다할 테니 너그럽게 봐달라고 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신문 내용을 듣던 재판부는 신 회장에게 “2015년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이 특허 심사에서 탈락한 것도 롯데에 대한 정부 압박의 일환으로 여겨졌느냐”고 질문하자 신 회장은 “저희가 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떨어져서 그렇게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재판부는 앞서 ‘너그럽게 봐줬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신 회장은 “당시엔 국세청을 비롯해 여러 조사를 받고 있었다”면서 “너무 한꺼번에 진행되다 보니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앞으로 우리도 좀 조용해지니 더이상 압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의미였다”고 답했다.

신 회장은 그로부터 며칠 뒤 박 전 대통령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스포츠 육성을 위한 자금 지원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 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신문을 끝으로 국정농단 사건의 심리를 마무리했다. 재판부는 오는 11일부터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 총수 일가의 ‘경영 비리’ 사건의 항소심 심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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