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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항공사 촛불집회를 응원하는 이유
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말로만 정상화냐, 직원들은 골병든다”

지난 6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최근 불거진 ‘기내식 대란’ 사태에 대한 경영진의 무책임함을 규탄하기 위해 촛불집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날 집회에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 약 300여 명이 참석해 기내식 대란 으로 인한 열악한 근무여건 등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퇴진 등을 요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부터 기내식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항공편의 출발이 지연되거나 기내식 없이 출발하는 노 밀(No Meal) 사태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단순 기내식 업체 변경으로 인한 문제로 알려지며 일단락되는 줄 알았으나, 박 회장의 경영 방식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이 ‘침묵하지 말자’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을 개설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 약 3000여명이 모인채팅방에서는 기내식 업체 변경이 그룹에 대한 투자 조건 수용 여부에 따라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 하고 있다. 그간 평가가 좋았던 기내식 업체를 굳이 바꾼 것이 박 회장이 경영실패로 인한 부실을 메우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받으려 무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직원들은 단순 기내식 대란 사태를 넘어 박 회장에 대한 갑질까지 폭로하고 있다. 박 회장이 참석하는 행사에 여성 승무원들이 동원되는 관행이 있었는데, 이런 관행들로 운항에 지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지난 2월 박 회장에 대한 ‘미투 논란’이 불거지기 이전에 발생한일이지만 이번 기내식 대란과 맞물리면서 또 다시 박 회장의 행태가 거론되고 있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한항공 직원연대에도 불이 붙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을 계기로 지난 5월 4일부터 총 4차례의 촛불집회를 개최했지만 이후 참여도가 저조해 게릴라캠페인으로 전환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새 노조 설립을 결정, 아시아나항공의 집회에도 동참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물론, 국내 항공 산업을 책임지는 양대 항공사 직원들이 회사 총수를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이번 양사의 집회를 계기로 국내 항공사의 기업문화가 개선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많은 기업들에겐 오너일가 문제뿐만 아니라 회사 내 구조적인 문제들을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양대 항공사의 촛불집회를 응원하는 이유일 것이다.

박주선 기자  js753@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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