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미 서비스적자 17조원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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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미 서비스적자 17조원 ‘사상 최대’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8.06.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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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경상수지도 둔화…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
지역별 경상수지. 그래프=한국은행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한국의 대미(對美) 서비스수지 적자가 미국의 통상 압박에 따른 부담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7년 중 지역별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대미 경상수지는 전년 대비 58억7000억달러 감소한 256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190억달러)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지난해 서비스수지 역시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153억8000만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인 달러당 1130.48원을 적용하면 한국은 미국과 서비스 거래로 17조3868억원 가량 적자를 봤다.

이는 운송 수지 적자가 17억3000만달러로 1년 사이 2억달러 늘어난 영향이 컸다. 글로벌 해운업황이 부진한 데다 국내 해운업계 구조조정으로 해운 부문을 중심으로 운송 수지 적자가 확대된 것이다. 여기에 연구개발(R&D) 서비스, 광고비, 컨설팅 관련 지급이 늘어나며 기타사업 서비스수지 적자도 2016년 19억9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2억7000만달러로 적자 폭이 커졌다. 대미 상품수지도 399억9000만달러로 2012년(256억1000만달러) 이후 흑자 규모가 가장 작았다. 

일각에선 이 같은 대미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 상품수지 축소가 미국의 통상압력을 의식한 결과가 아니냐는 눈초리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초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에 대비해 대미 흑자를 줄이겠다며 셰일가스 등 미국산 원자재나 기계류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산 셰일가스 등 원자재 수입이 늘었다.

하지만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동차업체가 부진하면서 대미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있다”며 “미국의 통상압력 탓이라기보다 자동차업체 경쟁력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중(對中) 경상수지도 둔화했다. 지난해 429억7000만달러 흑자로 2012년(415억3000만달러) 이후 최소 수준을 보였다. 반도체, 석유제품 수출 증가로 상품수지 흑자는 확대(331억9000만달러→401억달러)됐으나 서비스수지가 2억9000만 달러 적자를 낸 여파다.

중국을 상대로 서비스수지 적자가 난 것은 2011년(8억2000만달러 적자) 이후 6년 만이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라 중국이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한 탓에 여행수지 흑자가 77억8000만달러에서 34억7000만달러로 깎였다. 대 중국 여행수지 흑자는 2012년(12억3000만달러) 이후 최소였다.

대 일본 경상수지 적자는 215억1000만달러에서 272억7000만달러로 확대했다. 일본을 상대로 기계류·정밀기기, 승용차 수입이 늘어난 데다 여행수지 적자(32억6000만달러) 확대로 서비스수지 적자도 역대 최대인 38억8000만달러로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금융계정(준비자산 제외)에서 순자산은 827억4000만달러 늘었다. 미국과 거래에서 순자산 증가액이 2016년 531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441억달러로 축소됐다. 대 중국 순자산 증가는 66억4000만달러에서 72억1000만달러로 확대했다. 일본(34억3000만달러→43억2000만달러), EU(26억1000만달러→47억5000만달러)를 상대로도 순자산 증가액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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