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지점·직원 숙소 매각 안돼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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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지점·직원 숙소 매각 안돼 ‘고민’
  • 복현명 기자
  • 승인 2018.06.21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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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지점·지방 직원 숙소 매각가만 300억원 넘어
지점 매각이 고용 감축과 지점 이용 불편함 초래하기도
은행권 지점 매각 자산 현황. 자료=온비드.

[매일일보 복현명 기자] 은행권에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면서 지점은 물론 지방에 있는 직원들 숙소까지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유찰이 지속되고 있어 고민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유휴자산 처분이라는 명분은 좋지만 최저입찰가가 지역 시세에 비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공매사이트 온비드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현재 9개 지점, 9곳의 직원 숙소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총 매각가 규모만 313억7180만원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먼저 국민은행은 현재 6곳의 영업점포를 매각하기 위한 공매 절차를 진행중이다. 지점별로는 포항, 대전중부, 동탄하늘빛, 창원내동, 서대전, 순천지점 등이며 직원 숙소로는 천안 직원 숙소와 농구단 합숙소 3곳이 포함돼 있다.

이 중 서대전지점이 최저입찰가격만 65억원이 넘고 유찰이 12회나 된 대전중부지점의 경우 28억3100만원의 최저입찰가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기준 총 9건의 부동산 매각을 추진했다.

용산 후암동 지점은 2번의 유찰 끝에 지난달 18일 75억4000만원에 최종 낙찰됐고 부산 진구 양정동 지점, 경남 사천 삼천포지점, 충남 홍성 합숙소, 충남 아산 충청 북부 사택, 모라동 사택 등이다. 입찰 예상가격은 최저입찰가 기준으로 112억4400만원 규모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달 신답지점이 43억3100만원에 매각됐다.

지난해 80%의 영업점을 줄이는 대규모 점포 통폐합 계획을 밝힌 한국씨티은행도 행당역지점과 경기도 오산지점 등 18곳을 공개경쟁입찰 과정을 통해 매각해 약 25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처럼 은행권이 영업점이나 본점까지 매각에 나서는 이유는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지점을 찾는 고객들이 줄어들자 수익성 악화에 비용을 절감하고 유동화 자산을 확보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매각의 이익은 단기 영업외이익으로 잡혀 당기순이익을 빠른시간에 늘릴 수 있다.

또 금융위원회가 은행법 개정을 통해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해 자유롭게 지점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종전에는 점포를 폐쇄하면 1년 이내에 처분해야 했지만 이 기간이 3년으로 늘어 시장 상황에 맞게 매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모바일뱅킹 사용 고객이 늘고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출범해 영업점을 찾는 고객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점 매각은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자금 여력을 확보한다는 측면도 존재하지만 고용이 감축되고 고객들이 지점 이용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방에 있는 지점이나 직원 숙소의 경우 꾸준히 매각을 시도하고 있지만 주변 상권 침체나 지역경제가 좋지 않아 유찰되는 경우가 많다”며 “최저입찰가가 해당 지역 시세보다 높은편이라는 이야기도 듣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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