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중단에 北 동창리 미사일시험장 폐기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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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중단에 北 동창리 미사일시험장 폐기할 듯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8.06.1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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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일주일만 비핵화 향한 첫 이행조치 / 김정은, 트럼프에 상응조치 약속 '동창리 폐기 유력'
미국 백악관 세라 샌더스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북한이 선의를 갖고 행동하는 한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8월로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샌더스 대변인의 정례 언론 브리핑 모습.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한미 양국은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를 위해 오는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일시 중단한다고 19일 공식발표했다. 청와대와 백악관은 북한이 비핵화의 실천의 모습을 보이고 그리고 북미대화가 유지하는 한 군사연습도 계속 유예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선제조치에 북한은 상응조치로서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에 나설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미사일시험장 폐쇄를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북측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훈련중단에 대한 북측의 상응조치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국방부는 이날 “한미는 긴밀한 공조를 거쳐 8월에 실시하려고 했던 방어적 성격 UFG 연습의 모든 계획 활동을 유예하기로 했다. 후속하는 다른 (한미군사) 연습에 대한 결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공동 발표했다. 이날 한미가 중단하기로 발표한 UFG는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대표적인 한미연합훈련 중 하나로, 또 다른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과 독수리훈련(FE) 훈련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 여부에 따라 실시여부가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연합훈련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4번째로 24년 만이다. 과거 한미는 1990년 9월 사상 처음으로 남북총리회담이 열리게 되자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UFG의 전신인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을 중단했다. 이어 1992년으로 1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협정에 서명하고 남북 상호 핵사찰에 동의한다고 발표하자 그해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다. 또 1994년 10월에는 북미 제네바 합의가 타결되자 다시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UFG중단에 대해 “북미와 남북대화의 평화적인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는 데 기여하기 위한 조치”라며 “연합훈련 중단에 상응하는 (북한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북한이 취할 상응조치와 관련,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일단 북미 후속 협상 전에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이미 선제적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상태. 북한이 동창리 시험장을 폐기하면 앞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고성능 위성 발사용 로켓 엔진 개발 등이 불가능해진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해소를 가장 중시하는 미국으로서는 남은 미사일시험장 폐쇄가 중요한 문제인 것.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미사일엔진시험장 폐쇄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북미 정상 간 신뢰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청와대도 이날 “북한이 지금까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비핵화의 의지를 실천적이고 선제적으로 보여준 측면이 있고, 그것을 평가한다”(김의겸 대변인)고 했다.

한미훈련 중단과 상응하는 북측 조치는 북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단계적 동시이행에서 첫 걸음에 해당한다. 향후 북미가 추가적으로 어떤 비핵화와 체제보장 조치를 취할 지는 평양에서 진행될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곧 3차 방북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청와대는 UFG 일시 중단과 관련해 정부차원의 을지연습도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을지연습은 아직 결정되지 않고 논의중”이라면서도 중단 가능성에 대해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을지훈련을 프리덤가디언처럼 같이 중단하는 방법, 예전에 해오던대로 그대로 하는 방법, 상황에 맞게 성격을 좀 변화시켜서 하는 제3의 방법들 중 하나로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을지훈련은 미군과 직접 관계 없이 행정안전부가 주관해온 비상대비 훈련으로 UFG 기간 중에 1주일간 실시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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