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덩치 커졌지만…ROE ‘제자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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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덩치 커졌지만…ROE ‘제자리 걸음’
  • 이화섭 기자
  • 승인 2018.06.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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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국내 증권사 자기자본 확대로 체질개선 했지만…전통적 수익원인 리테일·자산관리 부진 이어져”
2018년 1분기 국내 증권사 자기자본수익률(ROE) 순위. 표=각 사 분기보고서

[매일일보 이화섭 기자] 증시 활황으로 지난해 3·4분기까지 증권사 순이익이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크게 늘리는 등 수익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자산관리와 고수익구조의 기업금융서비스, 기관투자자 대상 맞춤형 중개서비스 등 성장 잠재력이 큰 부문에서 충분한 수익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증권사 55곳의 ROE는 2.7%로 전분기대비 0.9%포인트 소폭 올랐다. 당기순이익도 전분기(9012억원)대비 61.4% 증가한 1조454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증권사 실적은 증시호황과 금리상승 추세 완화에 따른 것이다.

다만 늘어난 자본과 양호한 환경개선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크지 않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현재 개별 증권사의 1분기 기준 ROE 대부분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연 환산시 한자리 수로 낮아져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07년 증권사들의 ROE는 19.2%에 달했다.

증권업계의 ROE의 하락에도 자본이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증권사들이 자본시장법과 초대형IB 육성정책 등에 따라 신규영업에 진출하고자 유상증자를 실시한 탓이다. 증권사는 신규업무로부터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을 확충했지만 이를 통해 높은 ROE를 실현하지는 못했다.

증권사의 수익구조는 수 년을 거쳐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투자은행(IB) 순영업수익은 위험인수나 위험중개 관련 부문에서 상당한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기준 전체 증권사의 인수주선과 채무보증 수수료수익이 각각 7576억원과 8093억원으로 IB 부문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기매매 순영업수익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는데 특히 주가연계증권(ELS)와 같은 구조화된 투자상품의 수요 확대로 채권과 ELS의 운용 및 헤징과 관련된 수익이 증가했다.

반면 전통적인 수익원이던 리테일(위탁매매)과 WM(자산관리) 수익은 꾸준히 감소세다. 위탁매매 수익은 최근 주식시장 시황의 개선에 힘입어 회복되고 있으나 경쟁심화로 인한 수수료율 하락으로 예전과 같지 못하다.

펀드판매와 자산관리 부문의 영업수익도 하락 추세가 뚜렷하다. 2000년대 펀드열풍과 함께 대중성을 가진 투자 상품으로 떠올랐던 펀드판매 부문은 기대에 못 미치는 투자수익률과 ELS의 등장으로 고객들의 이탈이 심화했다. 여기에 은행 등의 다양한 판매채널과의 경쟁으로 수익성을 하락으로 이끌었다.

이어 고액자산가들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자산관리 부문도 현재까지 큰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자산관리서비스 운영 경험 및 평판을 쌓은 재무자문가의 부족, 고객들의 자문수수료에 대한 인식 결여 등 때문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 “최근 증권업의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자본영업을 확대하고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기도 하다”며 “다만 현재 부진을 겪고 있는 WM 등은 전문성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수한 전문인력의 확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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