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상화 속도 내는 한국GM, 비정규직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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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상화 속도 내는 한국GM, 비정규직은 뒷전?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8.06.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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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벼랑 끝 회생에 성공한 한국GM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무개선 절차를 이행하고 있는데 이어 신차 2종을 출시하며 내수 판매 확대에도 팔을 걷어붙인 것.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12일 한국GM에 빌려줬던 차입금 3조209억원을 출자금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완료했다. 또 한국GM은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편성된 8630억원의 GM측 유상증자 이행도 마무리 지었다.

이로써 총 3조88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한국GM은 경영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회사 측은 이를 희망퇴직 위로금과 성과급 미지급분 지급 등 긴급한 경영정상화 비용으로 쓸 계획이다.

내수 시장도 살아나고 있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 선언이후 지난 2월부터 세 달간 내수 판매량이 반토막 나며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최근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더 뉴 스파크와 이쿼녹스 등 신차들을 잇따라 출시한 덕분이다.

한국GM은 이달 들어 지난 열흘 동안 약 3000대의 내수 실적을 올렸다. 월 하순으로 갈수록 판매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6월 월간 판매량은 1만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이 월간 판매 1만대를 달성하면 쌍용자동차에게 내줬던 국내 완성차 3위 자리는 되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정작 중요한 회사의 비정규직 문제는 뒤로 밀려난 모양새다.

한국GM은 현재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지난달 28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은 한국GM 창원공장에 파견된 사내하도급 근로자 744명에 대한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렸다. 한국GM은 오는 7월 3일까지 직접고용을 하지 않으면 1인당 1000만원씩 총 77억4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회사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의 묵묵부답에 지친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2018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고용권 보장을 요구했다. 한국GM의 언론 사전공개 행사가 열리는 1전시장 안에서는 신차가 공개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그 밖에서는 생존을 위한 노조의 외침이 울려 퍼졌던 것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도 한국에 오래남아 고객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 보다 먼저 챙겨야할 것은 노조다. 노조와의 갈등 봉합 이전까지는 완벽한 경영정상화라고 얘기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다양한 신차로 내수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카젬 사장의 말처럼 회사가 한국에 오래 남고 싶다면, 노사간 협력과 상생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한국GM이 비정규직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반토막에 그치지 않는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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