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입장 최우선… 늘 공부하는 자세로 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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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입장 최우선… 늘 공부하는 자세로 임하겠다”
  • 김태선 기자
  • 승인 2007.07.17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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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 對기업 서비스 전문율사 '현성욱'

99년 설립 이후 대기업 현물출자 방식 고난도 업무 ‘척척
2년부터 법인파산, 회사정리, 개인회생 특화한 전문가

최근 서울 서초동에 자리잡은 한 법무사무소를 찾았다.
이곳의 수장인 현성욱씨(54)는 현물출자 방식으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 통합 법인을 성공적으로 출범시켜 주목을 받았던 전문율사다.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등 항공우주산업 분야 대기업들을 신설 법인으로 통·폐합해 차질 없이 사업을 승계하는 기틀을 잡아 유명세를 탔다.
통합법인 관계자들과의 긴밀한 협조 속에 법령, 판례, 예규 등 세밀한 절차를 4~5개월에 걸쳐 마무리해 방대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정치와 경제를 가르쳤던 교사였다. 하지만 대학에서 키웠던 법학도의 꿈을 이어가고자 지난 98년 법률전문가로 인생행로를 바꿨다.
국제통화기금(IMF) 도입 직후인 99년 1월, 현성욱은 당시엔 생소했던 현물출자 방식의 통합법인을 세우는 고난도의 업무를 수행했다.
2002년부터는 법인파산, 회사정리절차, 개인파산 면책, 개인회생업무를 특화해 전문가로서의 명성을 날리고 있다.
‘율사 현성욱’을 만나 과거와 미래를 들어봤다.

-당시 IMF 이후 생소하던 현물출자를 통해 삼성, 대우, 현대의 통합 법인을 도맡아 법인을 세웠는데 당시 상황과 법리 노하우를 일러 달라.
▲당시 기업들의 상황은 사회적 낭비를 줄이고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의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몇 가지 산업분야에서 산업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됐는데, 그 중 내가 담당했던 분야는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대우중공업에서 항공우주산업 분야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통·폐합해 신설 항공우주산업 통합 법인을 설립하는 작업이었다.
이런 산업의 구조조정 방법으로는 이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는 합병, 현물출자 방식이 있었고 당시 신설한 제도로는 회사분할 및 분할·합병 방식이 있었는데 이들 세 그룹이 채택한 방식은 현물출자였다. 과거에도 제도 자체는 존재했지만 현물출자 방식은 거의 사장되다시피 하였던 제도였다.

3개사에서 운영하던 사업을 차질없이 신설 통합법인(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으로 사업승계하기 위해 설립등기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돼야 세무관계, 사업 및 소득의 귀속 등 중차대한 후속업무를 원활하게 종결지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통합법인 사무국 담당자들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이루면서 무려 4,5개월을 법령, 판례, 예규 등 세밀한 절차 부분까지 검토를 끝내 완벽하게 작업해 차질 없이 사업승계가 이뤄졌다.
법무사로서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한 원대한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아직까지도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당시 현물출자에 대한 제도적 골격은 갖추고 있었지만 세밀한 부분의 절차사항까지 모두 완벽하게 구비됐던 것은 아니어서 관할 관청에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일부는 예규 및 관계법령에 반영됐다.
-남긴 선례로 상당한 가액의 공과금 감면혜택을 보았다는데 그런 일을 처리한 경험과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여러 건이 있지만, 특히 한국전력이 발전회사들로 분할할 때 그 근거법인 전력산업 구조 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에 반영된 적이 있다. 입법 불비(不備)에 대한 보완은 관계법령 관할 기관이 주도적으로 해 나가겠지만 때로는 전문 자격사들이 부족한 부분을 정부에 건의 또는 질의 시정 요청을 통해 입법적 불비를 보완해 가는 것이다. 그런 사항에 대한 부족함을 지적하고, 질의를 통하여 시정한 것에 불과하다.
-한국 굴지의 법인을 상대로 일을 해왔는데 그 비결은 뭔가. 어려웠던 점은?
▲대기업과 거래를 지속해올 수 있었던 특별한 비결은 없고 다만, 성실하고 신속 정확한 업무 처리가 그 생명이라고 볼 수 있다. 거래규모가 방대한 기업들의 경우 한 치의 실수가 기업에게는 막대한 손실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기업들인 경우 겉으로 보기에 일반적으로 단순한 등기사건인 경우라도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아주 어려운 사항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있는데 부동산등기를 할 수 없어서 수년간 제대로 회계처리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던 경우를 목격하고 그 일을 해결한 것이다.
-기업 전문 법무사로서 우리나라 기업들을 어떻게 보나.
▲한번은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글로벌전략화의 일환으로 거금을 들여 기업 CI 작업을 용역회사에 의뢰해 총수 결재까지 받아 상호 변경을 신청했지만 상업등기소에서 승인되지 않아 큰 곤란을 겪은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대형 프로젝트인 경우에는 로펌 등 관계 전문 자격사들을 통해 일을 진행하지만 사소하다 생각되는 부분은 단순하게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은 외국과 다른 경향인데 선진국은 물론 가까운 중국의 기업들도 전문 영역에는 반드시 그것이 사소한 일이든 아니든 변호사나 관계 전문가들에게 사전에 의견을 구하고 일을 하는 반면 우리 기업들은 이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문자격사로서 아쉬운 점이다.
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수년전 우리나라의 대기업과 다국적 외국기업과의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데 있어서 다국적 기업은 수천억 원의 현금투자와 기술 이전까지 하고 국내 기업은 현물출자를 통해 아시아와 동유럽의 전진기지로 삼고자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본 계약 체결까지 갔었으나 노조원들의 일부 경영참가를 조건으로 내세우는 바람에 합작계약이 물거품 돼 그 다국적 회사는 결국 합작선을 중국으로 돌려 버린 적이 있다. 한국경제 도약의 기회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을 지켜보며 애석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다.
김태선 기자 <kts5005@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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