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온씨어터, 극단 떼아뜨르 봄날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 20일 공연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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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씨어터, 극단 떼아뜨르 봄날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 20일 공연개막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8.06.06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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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몇 년 전, 자식과 함께 자살하려 했으나 자식들만 죽고 부모는 살아남은 실제 사건, 삶의 달콤함과 죽음의 공포 사이를 오가는 남녀의 심리를 희비극으로 풀어낸 수작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가 20일 부터 7월 1일 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너무 참담해서 오히려 아름답고, 아름답고 슬퍼서 삶의 허무맹랑함과 무자비함이 더 강력하게 느껴지는 수준높은 희비극인 이 작품은 수 년 전 실재했던 사건을 소재로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살아지는’ 삶이라도 유지하고자 했던 어느 부부의 아픈 역정을 다룬 작품이다.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 공연장면. 사진=나온씨어터

시놉시스 난과 불안정한 생계가 걱정인 한 가정.
엄마는 영어 학습지 판매원, 아빠는 일용직 노동자, 어리고 착한 두 딸.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발버둥치던 그들에게 마침내 ‘한탕’의 기회가 찾아오고
부부는 거액의 빚을 얻어 그 기회에 올인한다.
그러나 기대와 믿음은 엉뚱한 방향으로 치닫고,
감당할 수 없는 빚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부부는  
어린 두 딸과 함께 동반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곡절 끝에 아이들만 죽고 부부는 살아남아 도피생활을 이어가는데…

제 손으로 자식을 먼저 죽인 부모로서, 마땅히 죽어야 함을 알면서도 이미 경험한 죽음에의 공포 때문에 죽지 못하는 참담함, 그렇게 이어지는 반쪽짜리 삶에서나마 가끔 찾아오는 생의 생생함, 살아있는 자만이 느끼는 사소한 기쁨과 즐거움들… <우리가 아직 살아있네요>는 삶과 죽음의 언저리를 처절하게 맴도는 남녀를 통해 삶의 무신경함과 무자비함, 그리고 정말로 ‘살아있다는 것’,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당혹스럽고도 날선 질문을 던진다.

막연한 믿음이나 신조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삶, 인간의 의지 따위는 아랑곳없는, 삶 그 자체의 엄혹함과 참을 수 없는 달콤함!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모순적인 욕망과 윤리, 본능과 당위의 수레바퀴 사이에서 늘 흔들리는 인간 존재의 생생한 서글픔에 대해 노래하는 서정적인 작품이다. 

2017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차세대 예술가 극작 분야 예술가에 선정됐던 신해연 작가의 작품을 극단 떼아뜨르 봄날 대표 이수인 연출이 완성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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