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관세’ 美에 치이고 中에 당하고…엎친데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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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관세’ 美에 치이고 中에 당하고…엎친데 덮쳤다
  • 박성수 기자
  • 승인 2018.05.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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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입산 자동차 관세 올리고 중국 내리고
한국, 미국 수출 비중 높고 중국 수출비중 낮아
한국 자동차 업계가 미중 관세 정책으로 인해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성수 기자] 한국 자동차업계에 미국과 중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수입산 자동차 관세를 올리는 반면 중국은 7월부터 수입산 자동차 관세를 내리면서 우리는 양쪽에서 모두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각) 수입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했다.

한국 자동차는 미국에 수출할 때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를 물지 않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대미 수출액은 자동차 146억5100만달러, 자동차 부품 56억6600만달러로 전체 수출(686억1100만달러)의 21.4%와 8.3%를 각각 차지했다.

미국 상무부는 오는 7월 19일과 20일 공청회를 열어 수입자동차와 부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다고 예고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상무부가 조사에 공식 착수했다는 것이다. 상무부는 다음달 22일까지 관련 의견과 자료를 서면으로 받을 예정이다.

미국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길은 사실상 막히게 된다. 그동안 한국은 무관세로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했으나 관세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25% 관세를 부과받게 된다. 지난 철강 관세정책 때를 되짚어보면 무작정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25% 철강관세는 면제받았으나 70% 수출 쿼터에 합의하면서 철강 수출이 급감했다.

현재 국내 자동차 업계 중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한국GM은 미국에 상당수의 물량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은 84만대 수준이며 전체 자동차 수출의 33%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해야 하나 이 경우 국내 자동차 생산이 줄어들면서 일자리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중국은 수입산 자동차의 관세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는 7월 1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관세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20~25%에 달하는 자동차 관세는 일괄적으로 15%로 낮아지며 8~25% 수준의 자동차 부품 관세는 모두 6%로 내려간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작년 생산과 판매량 모두 9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작년 중국 자동차 생산은 2901만5000대로 전년대비 2.9% 늘었으며 판매량은 2887만9000대로 전년대비 2.8% 증가했다.

다만 중국 자동차 관세인하로 인해 한국이 이득을 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 자동차 수출은 6015만달러로 전체 수출국 중 70위에 그쳤다.

중국 관세 인하로 이득을 보는 곳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독일산 자동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자동차 가운데 독일산이 3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미국산이 22%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일본산 20%, 영국산 9%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미 중국내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에 관세 인하로 인한 이득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쌍용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 등도 중국의 높은 관세로 인해 중국에 수출하는 물량은 미비하다. 지난 4월 국내 완성차 업계가 중국으로 수출한 자동차는 56대에 불과하다. 관세가 내려간다 하더라도 15% 수준의 관세는 있기때문에 그만큼 판매가격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시장내 수입산 자동차 시장이 크지 않아 다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관세인하로 인해 한국 자동차 업계가 볼 수 있는 이득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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