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文대통령 “김정은, 트럼프의 체제보장 신뢰할 수 있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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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文대통령 “김정은, 트럼프의 체제보장 신뢰할 수 있나 우려”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8.05.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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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비핵화 의지 확고하지만 체제보장에 대해 걱정...비핵화 로드맵 북미 간 해결과제 어려움 예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 달 만에 다시 만났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남북 정상이 전격 회동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가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교환방식에 있음을 재확인 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 달 만에 다시 만났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남북 정상이 전격 회동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가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교환방식에 있음을 재확인 했다. 이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의 재성사 여부는 물론 북한의 비핵화 방식이 결국 ‘트럼프식 모델’로 귀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은, 비핵화 의지 확고하지만 체제보장 걱정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전날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 위원장과 회담 결과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한반도 완전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피력했다"고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체제보장에 대해 미국을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를 할 경우 미국에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정을 보장하냐는 것을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것.

이에 미루어 그동안 북미 간 협상에서 미국 측이 북측에 확신을 줄 만한 체제보장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반발 북한이 막말 수준의 공세에 나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선언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관계가 급격하게 냉전 상태로 돌아서게 된 계기인 '리비아식 모델'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리비아 모델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카다피 정권이 몰락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이를 위해 일단 남북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과 함께 북한의 체제보장을 위한 조치도 시작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양새다. 특히 청와대는 이날 북미 간 상호불가침 약속을 하는 방안 등을 실무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선 북한이 가진 안보 측면에서의 우려를 해소할 방안과 상호불가침 약속을 다시 한다든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협상을 개시하거나 남북미 3국간에 종전선언을 하는 문제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남북 간 실무차원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3자 정상회담을 언제 어떻게 개최하느냐 문제와 만나서 구체적으로 할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게 없다"며 "실무차원의 가능성 검토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김계관 담화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미 유화 메시지

이번 문 대통령의 회담 결과 발표는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대신 전하는 형식이다. 핵심 메시지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북한에 대한 확실한 체제보장을 요구한 것.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음을 풀고 북미정상회담을 다시 갖자는 유화 제스쳐이기도 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전격 발표한 지 7시간 여 만에 나온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입장 발표보다 격을 높인 것이다. 김 제1부상의 메시지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김 위원장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앞서 김 제1부상은 25일 오전 발표에서 "우리는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고 했다. 트럼프 방식에 신뢰할 만한 체제보장 방안이 담기기를 기대했다는 의미다.

김 제1부상은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도 했다. 여기서도 북측이 체제보장 방안을 두고 미국 측과 논의를 재개할 의사가 있음이 드러난다.

이처럼 북측이 자세를 낮추며 미국과의 적극적인 협상의지를 밝혔지만 체제보장 문제는 물론이고 이와 연동된 비핵화 해법은 쉽게 타결되기 어려운 난제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그동안 단계적‧동시적 접근법을 말해왔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보다 진전된 내용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실제 비핵화에 대해 (정상 간) 뜻이 같다 하더라도 그것을 어떻게 실현해갈 것인가하는 로드맵은 양국 간 협의가 필요하고 그런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로드맵은 북미 간 협의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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