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형제의 난 2막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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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형제의 난 2막 오르나?
  • 장건우 기자
  • 승인 2011.06.0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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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09년 7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상의 갈등으로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해임하며 자신도 경영에서 물러났던 '형제의 난' 당시보다 반목이 더욱 깊어진 모양새다.

비자금 조성, 내부자거래 혐의 등으로 박찬구 회장 등이 소환되며 검찰의 타겟이 된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검찰의 의혹에 대해 무혐의 입증이 어려워 처벌이 내려진다고 해도 혼자 잘못을 뒤집어 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박삼구 회장, 오남수 전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본부 사장 등도 고발을 통해 수사에 끌어들여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 주요계열사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한창 성장 기틀을 마련하고 있는 금호석화가 기업회생과 성장에 노력을 경주해도 부족한 시점에 오너 형제간 밥그릇 싸움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재계 관계자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박삼구·찬구 회장 누구의 비자금?

박찬구 회장은 현재 지인과 처남이 운영하는 협력업체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거래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200억~300억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2009년 중순 형제간 동일한 지분을 보유하기로 한 집안의 불문율을 깨고 금호석화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 검찰은 지분 매수 자금의 출처를 협력업체와의 뒷거래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는 비자금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석화 측은 "발견된 차명계좌의 흐름을 보면 돈이 어디로 귀속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비자금이 아니라는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다"면서 "2009년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금감원 소명했으며 의혹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찬구 회장도 검찰 수사 초기에 "죄지은 사람은 따로 있을 것"이라면서 "누구인지는 알아서 판단하라"라는 형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금호석화는 또 비자금 관련 정보를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흘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금호석화의 계열분리로 입지가 좁아진 박삼구 회장이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금호석화의 경영권을 다시금 노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석화 "금호 임원이 거짓 진술, 대우건설 매각 공고 전 몰랐다"

금호석화는 내부자거래 혐의도 부인하고 있다.

박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 이외에 아들 박준경 금호석화 상무보와 함께 2009년 6월 대우건설 매입 손실 관련 사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대우건설 매각 공고전 미리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해 100억원대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 측은 "당시 오너 형제간의 내분으로 박찬구 회장은 경영에서 배제돼 있었으므로 대우건설 매각 공고일 이전에는 매각에 대해서 알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 소환 전 금호그룹 측 임원이 소환돼 조사를 받았는데 2009년 5월 대우건설 매각이 결정되고 박찬구 회장을 찾아갔으나 회장실에 없어 매각관련 서류를 놓고 갔다고 진술했다"면서 "5월이면 금호석화가 그룹과 결별을 선언하고 박찬구 회장은 사장단 회의도 참석하지 않던 상황인데 중요한 서류를 그냥 놓고 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금호석화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이 임원이 대우건설 5월 매각 결정 등 없었던 일을 지어내 진술했으면 위증이며, 5월 매각을 결정을 했으면서도 6월1일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회생을 위한 재무구조약정을 맺은 것은 산업은행을 기만한 사기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이날 오후 서울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금호아시아나 '침묵', 금호석화 '적극 해명'

금호석화는 검찰 조사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장문의 보도자료를 수차례 내며 비자금 조성 의혹과 내부정보이용거래 의혹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통상 비리 관련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기업이 이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경우는 드물다.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결과도 안 나온 시점에서 "아니다. 혐의없다"고 반박하는 것은 자칫 검찰에 '괘씸죄'로 찍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금호석화가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도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억울한 측면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 사태가 오너 형제간 다툼으로 비화되는 상황을 우려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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