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경영권 승계’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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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경영권 승계’ 흔들린다
  • 이우열 기자
  • 승인 2018.05.23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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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과 얽혀
정의선 부회장, 엘리엇 반대에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철회
구광모 상무, LG그룹 사주일가 100억원대 탈세 의혹 연루돼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들이 3세 또는 4세 경영진으로의 ‘세대교체’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광모 LG전자 상무.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우열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1일 단기이익을 앞세운 엘리엇의 공세에 한발 물러서면서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제동이 걸리는 사태가 빚어졌다.

최근들어 재계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재벌들이 3세 또는 4세로의 ‘세대교체’ 시기에 접어들고 있으나 시민단체나 외국 헤지펀드 등의 공격을 받으면서 경영권 세습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속에 국세청은 ‘부의 대물림‘을 차단하기 위해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으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3세 경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어 재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은 사실상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된 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엮이고 있다.

참여연대와 심상정 의원(정의당) 등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연관돼있고, 이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평가되고 이후 분식회계가 이뤄진 것 모두 삼성물산 합병비율을 정당화하기 위한 ‘큰 그림’”이라며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잇단 의혹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을 들여다보고 있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통해 해당 문제를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1일 최근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전격 철회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 및 합병 등의 내용을 담은 방안이었으나, 엘리엇 등의 반대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엘리엇은 현대차를 향해 “분할 비율이 합당하지 않고, 논리도 부족하다”고 지적했으며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도 모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분할합병 방안을 보완해서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차기 총수 선임 작업에 돌입한 LG그룹도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최근에는 사주일가의 탈세 의혹으로 검찰로부터 기습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LG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연관해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파악될 수도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주식거래 부분들에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포함돼있기 때문이다. 

한편, 김상조 위원장은 재계 3세 경영자들에 최고경영자가 아닌 이사회 의장으로 역할을 변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재벌 3세들은 최고경영자가 아닌 이사회 의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라며 “지금은 많은 계열사에서 벌어지는 일을 일일이 보고받고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조정자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국세청은 최근 부의 대물림을 차단하기 위해 50개 대기업·대재산가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매출 1000억원 이상 대기업 30여곳과 수백억원 규모의 재산을 보유한 대재산가 20여명이 조사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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