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北약밤나무 알고 보니 故구본무 회장이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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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 北약밤나무 알고 보니 故구본무 회장이 보내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8.05.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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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가 사연 공개…구 회장이 묘목 키워 서거 뒤 봉하마을로 보내와
지난 20일 타계한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각별한 사연이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 후보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약밤나무가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구 회장이 선물한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윤슬기 기자] 지난 20일 타계한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각별한 사연이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 후보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약밤나무가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구 회장이 선물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후보는 2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 회장의 명복을 빌며, 봉하마을 약밤나무에 얽힌 사연”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멀리서 삼가 조의를 표한다. 마음이 깊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속 깊은 분이었다”며 먼저 고인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어 “우리 진주 분이기도 해서 더 그렇지만 저는 회장님을 특별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시고 평양 남북정상회담 갔을 때의 일이다. 당시 회담엔 대기업 회장들도 동행해 남북경협을 논의했었다”며 “회담 중 노 대통령께선 북측이 제공한 ‘약밤’을 드시며 자그마한 밤이 참 맛있다고 다들 먹어보라고 권하기도 하셨다. 그리고 나는 약밤에 대해 잊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9년 대통령님이 서거하신 뒤, 봉하마을을 지키고 있을 때 구본무 회장께서 사람을 보내 봉하에 뭘 보내겠다고 연락을 주셨다”며 “며칠 뒤 북에서 대통령이 드셨던 약밤나무 묘목이 봉하로 왔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구 회장님은 남북정상회담 후 북측에 약밤나무를 얻기 위해 백방으로 애를 썼던 모양”이라며 “그렇게 어렵게 구해서는 당신의 농장에서 묘목으로 키우셨다고 한다. 대통령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도 손에서 놓지 않고 묘목을 키워 봉하마을로 보내주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당시는 봉하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도 핍박 받던 시절이라 회장님의 특별한 배려를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며 “존경받는 재계의 거목이셨고, 제게는 그 일로 너무 고맙고 특별한 어른으로 기억되는 분”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제 가신다 하니 그 인연이라도 이렇게 기록해두고 싶었다”며 “대통령님을 대신해 고향 후배가 머리 숙여 인사드린다”고 구 회장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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