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화학부터 車배터리까지…“中 굴기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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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화학부터 車배터리까지…“中 굴기 무섭다”
  • 변효선 기자
  • 승인 2018.05.22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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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학제품 자급률 상승에 수출 ‘빨간 불’
“위협적인 CATL” 유럽 진출에 속 타는 전지업계
중국 저장성 싼먼 원전 1호기.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최근 원자력발전, 화학, 자동차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중국 굴기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관련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차세대 원자로의 시험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달 말 중국 국가핵전기술공사는 중국에 건설되고 있는 웨스팅하우스의 세계 첫 가압수형원자로 ‘AP1000’에 대한 핵연료 주입 승인을 받았다.

핵연료 주입은 AP1000 핵발전소가 시험운전 단계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3세대 원전으로 AP1000 모델을 채택하고, 해당 원자로 4기를 건설하고 있다. 이번 시험 가동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여타 지역의 원전 건설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중국의 ‘원전 굴기’를 두고 외신들은 “중국이 차세대 원자로 시공·운영 능력까지 확보한다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원자력 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으로 원전 비중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중국은 원자력발전소 총 설비용량을 2년 안에 2.4배로 늘릴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탈(脫)원전 정책으로 제대로 된 기술 지원과 부품 수급이 우려되는 한국 보다는 중국이 향후 원전 수출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석유화학 업계도 중국의 자급률 상승으로 수출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중국은 석유화학 사업을 육성, 자급률을 크게 높이고 있다.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은 80%를 넘어선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는 2020년에는 중국의 자급률이 9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석유화학업계의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전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7.3%에 달했다. 절반 가까이에 달하는 수요처가 끊길 수도 있다는 뜻이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도 무섭게 성장 중이다. 차별적 보조금 정책을 통해 한국산 배터리 수입의 빗장을 걸어 잠그며 자국 산업을 육성하던 중국 정부의 전략이 어느 정도 통한 셈이다. 가장 두드러진 결과가 CATL의 성장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CATL은 전세계 전기차에 출하된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파나소닉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3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CATL이 7위를 기록하며 LG화학(2위), 삼성SDI(4위)에 밀렸던 점을 생각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CATL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김명환 LG화학 사장은 최근 열린 포럼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CATL을 꼽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CATL이 유럽 현지에 공장을 건설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유럽은 LG화학과 삼성SDI가 진출해 있는 곳이다. CATL이 진출하게 되면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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