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 “고생 많았다"…오찬 후 자리 옮기고 1시간 가까이 대화
[매일일보]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회동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박 전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대통령 특사로 네덜란드 등 유럽 3개국을 방문한 결과를 보고 받았다.
이 대통령은 낮 12시께 청와대 인왕실에 입장해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박 전 대표와 악수하고 "특사단으로 고생했어요. 고생 많았어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직항이 없어 리스본에서 아침을 먹고 점심은 로마에서 먹고 저녁은 아테네에서 먹었다"며 "이틀마다 한번씩 비행기를 탔다"고 유럽 방문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포르투갈은 정상회담 기회가 없어 한국이 오기를 기대했을 것"이라며 "대접 잘 받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전 대표는 "수교 50주년이라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더라"며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는 뜻을 전했고 (포르투갈이)앞으로 50년간 협력해 나가자는 의지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울러 대선을 앞두고 당내 계파인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간 화합 문제도 화두에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청와대에서 황우여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신임지도부와 조찬간담회를 갖고 "친이·친박 이런 것들을 다 없애야 한다"며 "당이 계보를 없애고 일치단결하면 좋겠다"고 계파정치 척결을 강조했었다.
두 사람의 회동에는 박 전 대표의 유럽 특사 활동을 수행했던 한나라당의 권영세·권경석·이학재·이정현 의원 등이 배석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난 것은 지난해 8월 21일 청와대 비공개 오찬회동 이후 10개월 만이며, 이 대통령 취임 후로는 7번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늘 낮 12시에 회동을 시작했는데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며 얘기를 나누는 등 아주 분위기가 좋았다"며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로부터 특사 활동 전반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두 분이 자리를 옮겨 따로 말씀을 나눴는데 55분 정도 말씀을 나눈 것 같다. 박 전 대표 측이 단독 회담 내용에 대해 설명하지 않을까한다"며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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