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앞에서 폭언…자살까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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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앞에서 폭언…자살까지 생각했다”
  • 한승진 기자
  • 승인 2011.06.0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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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교감에 집단 반발 교사들, 인천시교육청에 ‘고충심사청구서’ 접수

[매일일보] 교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강압적인 학교 정책 시행과 학부모 앞에서 교사에게 막말을 서슴치 않는 등 강압적인 교감의 언행에 대한 반발이다. 교사들은 이례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노출해야 하는 ‘고충심사’를 청구하며 집단 반발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기간제 교사에 “방과후학교 신청 낮으면 재계약 못한다” 협박
시교육청, 고충심사청구 절차 진행, 교감 “상당부분 와전됐다”

지난달 31일 인천 ㅂ중학교 교사 8명은 인천시교육청에 고충심사를 청구했다.

A교사는 시 교육청 교원정책과에 제출한 고충심사청구서를 통해 “ㅂ중학교 학교장과 교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비민주적이며 독단적인 교육방침과 학교 운영을 강요했다”며 “특히 교감은 학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폭언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A교사에 따르면 ㅂ중학교 B교감은 지난 5월23일 학부모 운영위원회 및 학부모회의를 소집해 청소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교사에게 학교가 더럽다는 이유로 학부모 앞에서 “00교사는 자기의 업무를 하지 않은 게으른 교사여서 학급 담임을 교체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그럴 수 없다”고 반발했다. A교사는 “이 같은 소문은 학생들에게 퍼졌고, 학생들로부터 ‘선생님, 교감한테 짤렸냐’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고 유서를 쓰고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B교감이 기간제 교사의 신분을 이용한 억압도 일삼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C교사는 고충심사청구서를 통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신분에 있는 자신에게 재계약을 운운하며 방과후학교 신청율을 높이도록 억압하는 등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교사는 이어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 수가 적을 경우 계약해지를 하겠다고 서류를 손가락질하며 ‘이런 식으로 하면 7월까지 계약인 선생님은 재계약을 안 하겠다’고 협박했다”고도 했다.

교감 “상당부분 와전됐다”

시 교육청은 지난 5월31일 이 같은 민원을 접수하고 고충심사청구에 대한 처리에 착수했다. 시 교육청은 우선 조만간에 고충심사청구에 대한 심리요청을 한 뒤 피 청구인에 대한 변명서 제출 요청, 청구인 및 피 청구인의 주장 분석, 관련자료 및 현장실사 등의 과정을 거쳐 고충심사위원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고충심사청구서가 접수된 만큼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60일이내 고충심사 위원회를 열고 결과를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B교감은 뉴시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그런 일이 없다고 말하기에는 상당히 애매하지만 내가 볼 때는 와전된 것은 상당히 많다”며 “우리 학교가 지난해 10월 ‘사교육 없는 학교’ 연구 시범학교로 선정돼 방과후학교를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말했다.

이어 “고충심사청구서가 시 교육청에 접수된 이상 회피할 수는 없는 일이며 잘못한 점과 잘한 부분은 시 교육청의 조사 결과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도 “선생님이 불쌍해요”

 

“방과후 수업 신청 안하면 상 안준데서 포기했어요”

“선생님이 불쌍해요. 툭하면 교감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와 선생님을 혼내요. 불안해서 스트레스 받아요.”(인천 ㅂ중학교 2학년 학생)

“방과후학교 신청을 안하면 상을 안 준데요. 그래서 저는 상 받는 것 포기했어요.”(인천 ㅂ 중학교 3학년생)

1일 오후 4시. 인천 ㅂ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학생들은 한결같이 “선생님들이 안쓰럽다”고 했다. 수업시간에 교감 선생님이 교실에 불쑥 불쑥 들어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들에게 언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교감 선생님을 권위적인 ‘무서운 존재’로 여기고 있었다.

ㅂ중학교 3학년 학생 A양은 “이번에 오신 교감선생님은 너무 무섭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혼내기 일쑤고 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따로 불러 혼내기도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선생님이 교장 선생님한테 혼난 뒤 쓰러진 사건도 있었다”며 “오죽하면 선생님들이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첨언했다.

중학교 2학년 B군은 “교감 선생님이 온 뒤 학교 분위기가 너무 나빠졌다”며 “교감 선생님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혼내는 바람에 3명의 선생님이 쓰러졌고, 119 구급차가 온 경우도 있다. 아이들에게 욕설을 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감 선생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너무 힘들다”며 “우리가 이렇게 힘든데 선생님들도 참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교사들을 걱정했다.

중학교 3학년생 C양은 “선생님들이 학교 방침이라며 방과후학교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는 모범상을 주지 않는다고 전해 들었다”며 “방과후학교를 듣지 않기 때문에 상 받는 것은 포기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면서 “하루 빨리 좋은 분위기에서 수업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 바란다”며 “선생님과 아이들이 웃으며 수업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학교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D양은 “학교에 CCTV가 설치돼 있어 감시를 당하는 기분이 든다”며 “우리가 죄인도 아니고 왜 CCTV를 달았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해당 교감은 “수업 순시하는 과정에서 조는 아이들을 깨우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혼낸 적은 있지만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야단친 적은 없다”며 “아이들이 이렇게 힘들어 할 주는 몰랐다.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냐”고 해명했다.

이어 “교사들이 쓰러진 것은 내가 화를 내서가 아니라 ‘업무상 과로’ 때문”이라고 해명한 뒤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은 전부 교장에게 보고한 뒤 이뤄진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ㅂ중학교 교사 8명은 교장과 교감이 지난달 31일 시교육청 교원정책과에 “교사 학생의 권리를 침해하는 월권행위와 비민주적인 행위들을 일삼고 있다”며 ‘고충심사청구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 반발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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