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아무나 가르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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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아무나 가르치지 않는다”
  • 송병승 기자
  • 승인 2011.06.02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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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영상 인터뷰] 권오삼 대한무극무술협회 회장

[매일일보TV=영상 강미화PD·취재 송병승기자] 사람들이 무술을 연마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는 동기를 추적해보면 결국 “강해지고 싶다”는 원초적 욕구 하나로 귀결된다. 몸과 마음을 단련해 건강해지고, 남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혹은 지지 않는) 기술을 연마하는 것도 결국은 “강해지고 싶다”는 욕구의 표현이다.

K-1(입식타격)이나 MMA(종합격투기)같은 이종격투기가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로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이 ‘강해지고 싶다’는 욕구와 밀접하게 연결된 ‘가장 강한 무술은 무엇일까’라는 근원적 호기심이 있다.

하지만 ‘세계인의 스포츠’로 자리잡은 태권도가 ‘지나친 스포츠화’ 때문에 약화됐다는 분석을 생각할 때 이종격투기가 증명하는 ‘강함’ 역시 링 위라는 제한된 공간과 정해진 룰 안에서의 강함에 불과하다. 실전과 대련(시합)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한민족의 반만년 역사만큼 무수히 많은 대한민국 무술·무도인들이 ‘전통무술’ 혹은 ‘실전무술’을 표방하고 있는 것은 ‘전통’이라는 측면에서 무술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깔려있다.

급소 공격 위주 실전무술…마음 다스릴 수 있는 사람만 제자로 받아
한 무술 도장 관장이 가르쳐달라고 돈뭉치 내밀었다 거절 일화 유명

“몸이 약한 고령자나 여성 등 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아무에게나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대한무극무술협회(회장 권오삼, 이하 무극무술협회)에서 알리고 있는 무극무술은 전통 무술로 실전을 강조한다. 항상 급소를 공격하고 상대를 쓰러트리기 위해 치명적인 공격을 하는 무극 무술은 타 무술과는 달리 공개적으로 전승되지 않고 은밀히 전수되어 내려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무극무술을 계승하고 있는 사람은 권오삼 무극무술협회 회장 단 한명 뿐. ‘수제자’라 부를만한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수련지도는 권 회장 본인이 직접 하고 있다.

무술인이라는 수식어와 약간은 어울리지 않게 권 회장은 언론인으로 40여년을 생활해 왔다. 그러던 그는 사라지는 전통 무술을 보존하고 뜻있는 사람들에게 체계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위해 1993년 ‘무극무술협회’를 만들었고, 이후 흉악 범죄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 할 수 있는 무극무술의 수련법을 일반인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자신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영등포6가 민주당사 옆에 위치한 무극무술 도장은 주 1회씩 권 회장의 제자들이 각각 시간을 정해 도장에서 수련을 하고 가르침을 받는다. 도장이 영등포 한 곳 뿐이기 때문에 일부러 수련을 위해 많은 사람들을 멀리서 이곳을 찾는다.

그런데 이 무극무술 도장에는 여느 무술 도장과는 달리 ‘젊은 수련생’이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무술과는 달리 무극무술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부 급소만 공격하고 방어하는 무술입니다. 사회적으로 폭력 범죄가 심각한 때에 젊은 혈기의 친구들이 자제하지 못하고 시비가 붇는 일이 발생해 욱하는 기분에 무극무술을 사용한다면 상대가 많이 다치게 됩니다”

권 회장은 무극무술의 실전적 특징 때문에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40대 이상의 사람만 제자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가 충족된다고 해서 모두 제자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한 무술 도장 관장이 무극무술을 배우기 위해 권 회장을 찾아와 돈뭉치를 내밀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일화는 유명하다. 

“무술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도장에서 와서 저와 서로 상견례를 합니다. 그 사람도 무극무술이 어떤 무술인지 선생이 어떤 사람인지 보고 느껴야 하고, 저 역시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을 보고 성품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합니다. 그 후 ‘함께 해도 좋겠다’고 판단되었을 때 제자로 받아들입니다. 신분과 성격이 확실해야합니다”

‘짝퉁무술’ 판치는 사회

권 회장은 ‘무술정신’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건강과 호신을 위하고 심신을 단련하는 것이 무술 본연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물질만능주의사회에서 무술 역시 돈벌이와 연관시키지 않을 수 없는 상황. 그렇지만 권 회장은 “무술은 절대 돈과 연결하거나 상업성을 띄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무술은 무술마다 장점이 있고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깊이 살펴보면 뿌리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 무술은 전통무술이 거의 사라지고 ‘여기서 기웃, 저기서 기웃’ 해서 만들어낸 ‘짝퉁무술’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무술만은 옛 선구자들이 해오던 정신계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지금은 소위 무술을 하는 사범이 아이들 우산이나 받쳐주고 있고, 심지어 모든 차량을 동원해 모셔오고 모셔다 주고 합니다. 무술이 너무 형식적인 부분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돈에 전혀 연관이 안 될 수는 없지만 너무 황금에만 연결을 시키는 것은 무술정신의 의미가 떨어지는 것이라 생각 합니다”

권 회장의 ‘무술정신’에 대한 확고한 신념 때문에 수련생들은 도장에 들어와 도복을 입으면 사회적 지위고하와 빈부격차, 나이를 떠나서 모두 평등한 위치의 수련생으로 무극무술을 연마한다.

권 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른 무술을 하는 고단자들을 많이 가르쳤다. 대중화된 무술과 무극무술이 함께 가면 무극무술의 전파가 조금 더 빠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른 무술과 섞이다 보니 정통성이 사라지는 일이 우려돼 현재는 무술을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들을 제자로 받아 정통성을 찾으려 하고 있다. 

권 회장은 “많은 무술이 존재하고 현대인들은 대부분 하나 이상의 무술 경험이 있지만 흉기 앞에서 자신을 방어 할 수 있는 무술은 봉술이 유력하다”며 “무극무술의 정통성과 장점을 현대인들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조금 더 일찍 시작할 걸…”

권 회장은 약 15년 전에 무극무술협회를 창설했지만 이후 최근까지도 적극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리지는 않았다.

“약간 후회가 되는 것은 조금 더 일찍 무극무술을 일반인들에게 알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젊었을 때는 무술을 배우고 싶은 생각을 갖지만 학교, 직장, 결혼, 생활 등으로 시기를 놓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생활이 조금 안정됐다 싶어 무술을 배우려 하지만 배울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무극무술 도장에는 40대를 비롯해 50, 60대 연령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권 회장은 이들에게 기본적으로 굳어 있는 몸을 무술을 배울 수 있는 몸으로 만들어 주고 이후 기본자세를 바로 잡은 뒤 무극무술 수련에 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권 회장은 “나이가 많아 운동을 배우는 시기를 놓친 사람들도 조기 유단자가 될 수 있게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다”며 “정년 퇴직을 하신 분들도 일정수련기간을 거치면 각자 생활권에서 무극무술 도장을 설립할 기회를 주고 무극무술을 대중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무극 무술이란?
 
‘범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실전적 진보적 호신비술’을 표방하는 무극무술은 무극봉술과 무극권법이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전통 무술이다.

무극 봉술은 날과 날끝, 손잡이, 앞뒤가 없는 둥근 나무막대기를 가지고 하는 무술로 장봉술과 단봉술로 나뉜다.

무극봉술은 상대 방의 움직임에 따라 한 손, 또는 양 손을 사용하여 신체를 움직여 어떤 곳에서도 자유롭게 상대를 무너뜨리는 진보적 종합 무술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무극권법은 기와 호흡법이 포함된 내공적 무술로 인체의 급소를 향한 다양한 공격법과 탁월한 방어법으로 부드럽고 기민한 동작의 차원 높은 실전 무술이다.

대한무극무술협회(02-2068-0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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