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폭로, 靑 침묵, 통일부 “진의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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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폭로, 靑 침묵, 통일부 “진의 왜곡”
  • 전승광 기자
  • 승인 2011.06.0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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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한 사실 자체는 맞지만 '사과 애걸' '돈 봉투' 없었다”

[매일일보] 1일 북한의 우리측 남북 정상회담 제안 폭로에 대해 청와대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북한의 발표 직후 관계수석들과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뒤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은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면 북한의 전술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청와대가 나서서 북한의 주장에 대해 반박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때문인 것으로도 보인다. 

이날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형식을 통해 “지난달 9일 베이징에서 가진 남북 비밀접촉에서 우리측이 세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돈 봉투를 내밀며 애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이날 천해성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금일 북한 국방위 대변인인 조선중앙통신과의 대담 형식으로 발표한 내용은 우리의 진의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이라며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남북관계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며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북한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지금이라도 책임있는 자세를 가지고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국방위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을 통해 우리 정부가 지난달 9일 북한과의 비밀접촉에서 6월 하순과 8월, 내년 3월 세차례에 걸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5월 말 이를 위한 장관급 회담을 열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천안함·연평도 도발 사건에 대한 사과를 거절하자 '유감'표시라도 해달라고 자세를 낮췄고 돈 봉투까지 내밀었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북한과 비밀접촉을 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돈 봉투를 줬다든지 천안함·연평도 사과를 '애걸'했다는 중앙통신의 보도 내용은 부인했다.

정부고위당국자는 이날 해명을 위해 기자들과 만나 "남북간 비공개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돈 봉투 얘기가 나온 것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당국자는 "천안함·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서도 우리는 분명히 시인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고 '사과'를 '유감'으로 바꿔 애걸했다는 것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이 밝힌 세차례 정상회담 제안도 정식으로 한 적이 없으며, 천안함·연평도 문제가 풀려야 남북관계가 제대로 발전할 수 있고 고위급 회담과 정상회담도 열릴 수 있지 않나 정도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공개 접촉 이후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북한이 지난달 30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당국과 상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정부는 북한이 그 접촉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이해했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남북관계 상황 타개를 위해 다양한 접촉이 있을 수 있고 남북간 비공개 접촉도 그런 접촉으로 보면 된다"며 "우리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시인과 재발방지를 분명하게 요구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밖에 우리측이 말레이시아에서 추가 협의를 갖자고 제안했다는 북측의 주장에 대해 그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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