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업사이클링 플레이스’ 톱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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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한 ‘업사이클링 플레이스’ 톱5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8.05.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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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건축물이 글로벌 디지털 아트 전시관, 지역 예술인을 위한 창작 공간으로 탈바꿈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패션 브랜드에서 시작한 업사이클링(up-cycling) 바람이 제품을 넘어서 건축물과 시설로 국내에서 활발히 확장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기차역을 개조한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종합병원을 개조한 스페인 레이나 소피아 국립 미술관, 화력발전소를 리모델링한 테이트 모던 미술관 등 30년 전부터 공간 재생을 시도해 ‘업사이클링 문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출처: ©Culturespaces/Erik Venturelli

국내에서도 제품 중심이던 ‘업사이클링’이 이제는 기능 상실로 용도 폐기된 건축물이나 산업시설로 확장되어 ‘업사이클링 플레이스’가 점차 늘고 있다.

방치된 건축물의 단순한 복원을 넘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예술 명소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들이 전국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다. 기존 공간이 지닌 역사적 의미에 현대적인 콘텐츠로 문화적 가치를 더해 재탄생한 ‘업사이클링 플레이스’는 방문객들에게 볼거리와 함께 과거와 현재가 함께 호흡하는 색다른 경험과 가치를 선사한다.

최근 1년 내 변신에 성공하여 개관했거나 또는 올해 개관 예정인 업사이클링 문화예술 공간들 중에서 ‘올해 꼭 가 봐야 할 신상 ‘업사이클링 플레이스’ 다섯 곳을 소개한다.

복합문화공간으로 태어난 보안 1급의 석유비축기지,마포 ‘문화비축기지’,

석유파동에 대비하여 1978년 서울 마포 매봉산 자락에 지어진 석유비축기지는 1급 보안 시설로 운영되어 40년 이상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해왔다. 상암월드컵경기장이 들어서면서 위험 시설로 분류, 2000년에 폐쇄했다가 2013년 시민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지난해 9월 ‘복합문화공간’으로 깨어난 것.

서울광장 10배 규모인 거대한 공간 속에 잠들어있던 5개의 탱크는 각각 시민을 위한 커뮤니티센터와 공연장, 강의실 등으로 변신했고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바뀌는 40여 년의 역사를 기록한 전시공간도 마련됐다. 기지의 주요 공간과 예술가를 매칭해 공공 예술작업 및 공연 등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출처: ©Culturespaces/Erik Venturelli

무용지물 폐수처리장에서 지역주민 위한 문화예술 소통 공간으로, 수원 ‘고색뉴지엄’,

지난해 11월 수원시 고색동 수원산업단지 내 삭막한 공장 건물 속, 산업단지 근로자와 지역주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고색뉴지엄’이 들어섰다. 뉴지엄은 ‘뉴’(New)와 ‘뮤지엄’(Museum)을 합쳐 만든 이름. 이곳은 본래 폐수처리장으로 2005년 수원산업단지 조성 때 산업단지 관련법에 따라 만들어진 시설이지만 폐수 및 환경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도시형 공장을 중심으로 구성되면서 활용 가치가 없는 시설로 방치됐다.

이후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폐 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되며 시민을 위한 문화향유 공간으로 변신했다.

 25년간 방치된 카세트 공장, 전주 ‘팔복예술공장’

팔복예술공장은 ㈜쏘렉스가 1979년부터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공장으로 1991년까지 운영하다 문을 닫았다. 이후 2016년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이 문화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올해 3월 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였다.

녹슬고 빛바랜 건물 외벽에 철골 구조물을 덧대었을 뿐 최대한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살렸다. 공간은 크게 1단지와 2단지로 나뉘며 국내외 작가 교류를 위한 창작공간과 랩(LAB)실, 셀(Cell) 스튜디오로 예술 분야 종사자들에게 창작활동 공간을 제공한다.

지하 군사 기지, 회화 거장들의 빛으로 깨어나다, 제주 ‘빛의 벙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 군인들의 철벽 통제로 오랜 시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 벙커가 있다. 900평 면적의 대형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임에도 불구하고 흙과 나무로 덮어 산자락처럼 보이도록 위장되었던 군사 비밀기지가 오는 9월 제주의 새로운 문화예술 랜드마크가 될 디지털 아트 전시관인 ‘빛의 벙커(Bunker de Lumières)’로 태어난다.

이곳은 본래 1990년 국가 기간 통신망을 운용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한반도와 제주 사이에 설치된 해저 광케이블을 관리하던 군사 시설로 어떤 폭격을 당해도 견딜 수 있도록 정교하게 건축됐다. 2000년대 들어서 폐쇄된 이후 방치되었으나, 유럽 최고의 문화유산 및 예술전시 통합 서비스社인 컬처스페이스가 빛 시리즈로 선보이는 디지털 아트, 아미엑스®의 해외 최초 상설 전시관으로 낙점했다.

프랑스 레보 드 프로방스의 ‘빛의 채석장(Carrières de Lumières)’, 파리 주조 공장 ‘빛의 아틀리에(Atelier des Lumières)’에서만 볼 수 있었던 전시를 올 가을이면 제주의 독특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복합문화 예술공간으로 거듭난 옛 제주대 병원, 제주 ‘예술공간 이아’,

제주대학교 병원이 이전하면서 유휴시설이 된 병원 건물이 8년 만에 리모델링을 통해 지난해 5월 ‘예술공간 이아’로 다시 태어났다. ‘이아(貳衙)’라는 이름은 제주목사를 보좌하던 판관이 집무를 보는 행정관청의 이름이다. 이곳은 조선시대의 행정기관에서 자혜병원, 도립병원을 거쳐 100여 년 동안 제주 도민들의 아픔을 달래주던 곳이다.

예술공간 이아는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전시장, 공연장, 창의문화교육공간, 카페, 주민 소통 공간인 아트랩, 영상편집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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