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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북한 건설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
송경남 건설사회부장

[매일일보 송경남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설업계 관계자들과 이야기할 때 종종 듣는 말 중 하나는 ‘통일만 되면…’이었다. 이 말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국내외 건설환경 속에서 국내 건설기업이 고사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 가에 대한 의견을 나눌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곤 했다.

삼삼오오 모여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감소나, 주택경기 침체, 해외건설 부진 등 건설업계의 어려움과 극복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다보면 대화의 끝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때 누군가가 “통일만 되면…”이라고 말하면 대화는 바로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실없는 농담처럼, 업계 관계자의 푸념 섞인 넋두리로만 들렸던 이 말에는 ‘통일만 되면 건설업계의 골칫거리인 일감 부족 문제가 바로 해결될 수 있겠다’라는 건설인들의 바람이 담겨 있었다.

최근 통일까지는 아니지만 우리 건설기업이 조만간 북한 건설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여주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판문점 선언’을 통해 경의·동해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우리나라와 함께 북한 경제 개발 지원을 위해 서울~신의주~중국 내륙을 잇는 철도 건설 사업을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역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면 북한의 에너지(전력)망 건설과 인프라 발전에 자국의 민간 기업이 참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남한과 동등한 수준의 경제 번영을 약속했다.

남북 경협이 이뤄지면 건설업은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국토연구원은 우리 건설기업이 북한 도로나 항만 등 SOC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규모는 28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플랜트 사업과 환경단지 조성 등을 포함하면 최대 35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래에셋대우의 한 애널리스트는 북한 인프라 투자 규모가 철도 57조원, 도로 35조원, 발전 20조원 등 112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국내 연간 토목 수주금액의 약 3년 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건설업계는 내달 12일 개최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북한 건설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현재까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 관련 발언이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볼 때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

물론 남북 경협이 시작되더라도 초기에 국내 건설기업이 북한 SOC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SOC 사업은 장기적인 계획 하에 진행되고 사업기간도 길기 때문이다. 또 북한 SOC 사업 수주를 놓고 중국 또는 미국 기업과 경쟁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 건설기업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 건설시장은 우리 건설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필요한 발판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새로운 기회가 다가오는만큼 건설기업들의 발빠른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송경남 기자  recite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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