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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트럼프, 철강 이어 자동차 ‘협박카드’ 또 먹힐까

[매일일보 박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각) 수입 자동차에 대해 2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철강에 이어 자동차에도 관세 카드를 꺼내들면서 전세계가 다시 한번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수입산 철강에 대해 무역확장법232조에 근거한 철강관세 조치를 시행했다.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자 전세계 철강 생산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으며 보복관세 이야기까지 나왔다.

미국 정부의 철강관세 조치가 결과적으로 성공하면서 이번에는 자동차 관세를 통해 미국 경제 활성화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결국 미국내 생산기지를 늘리라는 뜻이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의 무역 적자 기여도가 높은 산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 자동차 경영진을 만나 “유럽 회사들이 미국에서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해야 하며 미시간과 오하이오 등 자동차 생산 시설이 있는 주에서 생산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조치가 철강은 중국, 자동차는 유럽을 타겟으로 삼고 펼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이자 수출국이지만 미국은 세계 최대 철강 수입국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판매가 많이 되는 자동차는 유럽 자동차이지만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이다. 철강과 자동차는 미국 무역 적자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이 견제하고 있는 중국과 유럽이 많은 물량을 수출하는 산업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철강과 자동차의 경우 한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많은 품목이다. 한국은 전세계 3위 대미 철강 수출국이며 자동차는 대미 무역흑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미국, 중국, 유럽의 무역전쟁에 낀 한국은 여러모로 피해를 입고 있다.

한국은 미국 철강관세조치에 대해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쿼터제에 합의했다. 25% 관세를 면제받고 70% 철강쿼터를 할당받았으나 미국의 연이은 품목별 반덤핑 관세조치로 인해 결국 관세와 쿼터 이중고를 겪게 됐다. 또한 당초 5월 1일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던 철강쿼터 기준일이 1월 1일로 앞당겨지면서 대미 철강수출 업체들이 많은 피해를 입게 됐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간이 보통 2~5개월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3~4분기에 수출한 물량부터 쿼터를 적용받게 된다. 특히 이번 철강쿼터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강관은 다음 달 경이면 대미 철강 쿼터를 모두 소진해 올해는 더 이상 수출을 할 수 없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번 자동차 관세 조치가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예상하고 있지만 돌발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살펴보면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도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비해 이번에는 정부와 업계 관계자가 만나 치밀한 대응전략을 펼쳐 철강 때의 과오를 범하는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

박성수 기자  parkss@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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