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LG 본사 압수수색…수사 확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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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LG 본사 압수수색…수사 확대 촉각
  • 이우열 기자
  • 승인 2018.05.1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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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팀 등 수색 8시간 동안 진행돼
사실 확인 및 수사 확대 여부 귀추 주목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이날 LG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우열 기자] 검찰이 지난 9일 LG그룹 사주일가의 탈세 혐의를 포착, 본사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향후 결과에 따른 수사 확대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최호영 부장검사)는 LG그룹 본사 재무팀 등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세무‧회계 관련 자료 및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수색은 약 8시간 동안 이뤄졌다.

또한, 검찰은 LG그룹 사주일가가 주식을 거래한 증권사도 압수수색, 거래내역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회장 등의 자택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국세청으로부터의 고발 접수에 따라 이뤄졌다.

국세청은 지난해 LG상사 세무조사를 기점으로 사주일가의 주식변동 과정을 확인했다. 그 결과 특수관계인 사이의 주식거래에서 납부해야할 100억원 규모의 양도소득세를 제대로 내지 않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가 아닌 대주주의 경우 모든 주식 거래에서 양도 차익의 20%를 내야하는데, LG 사주일가가 이를 내지않기 위해 일반 장내인 것처럼 꾸민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사 대상에는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을 비롯한 사주 일가 여럿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계열사간 주식거래 흐름을 분석, 국세청이 언급한 문제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검찰은 그룹 경영권 승계 추진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문제 요소가 확인될 경우 그룹 전체로 관련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근래들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는 그룹 내 역할을 넓혀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친인척들이 ㈜LG 지분을 매각하는 동안 구 상무의 ㈜LG 지분은 2006년 2.75%에서 지난해 6.24%로 꾸준히 증가했다.

LG 측은 “일부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매각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과정에서 세액의 타당성에 대해 세무당국과 이견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오너리스크에서 가장 먼 곳으로 꼽히던 LG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타 대기업들 역시 조심스러워졌다. 이번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검찰의 칼 끝이 어느 곳을 향할 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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