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숲은 자기돌봄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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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숲은 자기돌봄의 공간이다
  • 이동욱 기자
  • 승인 2018.05.03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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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산림치유학 박사

[매일일보] 인사로 주고받는 ‘안녕’은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의미한다. 하지만 늘 ‘안녕’하기란 쉽지 않다. 존재하는 생명은 스스로 변화하고 계속되는 환경변화에 적응해야하기 때문이다. 

복잡함, 번잡함, 분주함 등으로 설명되는 현대도시의 꺼지지 않는 불빛, 미세먼지, 오염된 공기, 멈추지 않는 기계적 자극,등에 대한 적응은 지속적인 주의를 요구한다. 또한 과잉활동, 자신과의 경쟁, 지속적인 동기부여로 자기 스스로를 착취하는 성과중심의 현대가치에 적응하지 못하면 좌절하거나 갈등하고 긴장과 불안감, 절망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스트레스는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적응의 실패는 심신피로와 소진을 유발하고 신체적 정신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달리 향기와 경관 등의 산림자극은 인체의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 활동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며 스트레스 완화, 심리적·정신적·육체적 회복 능력을 향상시킴으로 치유와 예방효과가 있다. 산림건강편익에 관한 연구는 최근의 일이겠으나 예전부터 한국인들은 산림을 근간으로 건강 생활을 유지해왔다. 최근의 한국사회는 저출산과 고령화, 현대인 질환(암·심장병·뇌졸중 등), 환경성질환, 정신건강 등 국민건강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고 ‘자연환경의 접촉은 안녕감 등 건강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삼림욕장, 휴양림 등을 이용하는 산림휴양가치는 높이 평가됐고 최근에는 건강증진과 치유목적의 이용패턴과 전문적이고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이용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산림치유가 활성화되고 있다. 현재 영주의 국립산림치유원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치유의숲’이 운영되고 있으며 삼척 등 조성 중인 곳도 있다. 

안녕함은 몇 번의 산림자극만으로 지속하여 유지되기 어렵다. 자연과의 노출 빈도를 높이고 친자연적인 습관을 가짐으로 그 효과를 지속할 수 있다. 그런데 다양성이 높고 건강한 ‘치유의숲’은 대부분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심신취약계층, 교통약자, 경제적약자, 시간 약자 등의 이용은 좀처럼 용이하지 않다. 따라서 도시림의 산림치유 적용도 필요하다.

서울대공원 ‘갱년기 여성을 위한 행복숲여행’, 남산의 ‘소나무 힐링숲’, 보라매공원 ‘태교숲, 실버숲’등이 적용 사례이다. 생활권숲은 건강하고 다양한 치유인자가 부족하지만 자연에 잦은 노출과 적절한 산림치유를 제공함으로 심신건강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잠시 멈추어 결핍과 과잉의 상태를 살피고 삶의 전략과 방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알아차려야한다. 안녕을 위한 행복가치와 생활 태도의 수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심신의 체계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자신을 격려하고 돌봐주며 기다려 주어야한다.

숲은 다양한 생명에너지의 공간이다. 뿌리가 드러난 채 바람에 휘어진 고목, 흰 눈밭에서 피어난 복수초, 시멘트 바닥을 비집고 일어선 명아주가 살아가는 모습을 만나고 다양한 노린재 곤충들과 오목눈이를 만나면서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보게 되고 자신의 결핍을 긍정의 에너지로 환치하여 삶을 채우기도 한다. 숲생명들이 만들어내는 물질, 에너지와 접촉으로 자신의 최적의 상태를 깨닫고 온전함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숲은 ‘자기돌봄’의 공간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건강한 숲조성과 관리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산림치유 이용을 통해 국민의 건강 증진과 안녕한 사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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