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집단 뚱딴지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4년 만에 연우소극장 무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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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집단 뚱딴지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 4년 만에 연우소극장 무대 올라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8.05.0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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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공상집단 뚱딴지’의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문삼화 연출)이 오는 5월 17일부터 6월 3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2014년 CJ문화재단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연극 선정작으로, 4년 만에 무대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당시 초연 이후 6개월 만에 앵콜 공연까지 성황리에 마쳤으며,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이른 바 ‘바청 매니아’ 까지 출현할 정도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런 관객들의 기대에 힘입어 2015년 뮤지컬 ‘바람직한 청소년’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나 이걸 왜 써야 하는지 모르겠어. 그런다고 내가 달라질 것도 아니고”

작가 이오진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은 미국의 한 대학생이 동성애로 아웃팅 된 후 자살한 사건을 접하고 그 소재에 영감을 받은 강승구 프로듀서와 청소년 시절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10대들의 삶을 리얼하게 묘사해 낸 이오진 작가와의 만남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탁월한 인물의 심리묘사와 노련한 연출력을 겸비한 공상집단 뚱딴지 문삼화 연출이 합류하며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권력의 하부구조와 소통, 성장의 과정을 더욱 날것 그대로 보여줬다.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동성애 청소년을 소재로 하며, 학교 일진, 왕따 학생 등의 문제적 청소년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작품의 배경과 소재일 뿐, 제목처럼 ‘바람직한’ 그리고 ‘바람직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누구에게 적용할 것인지 등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와 국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이다.

4년 만에 원작 연극의 묵직한 느낌으로 돌아온 <바람직한 청소년>을 통해 관객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문제적 청소년’의 본질을 다시 고민해보고, 돌이켜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어른들에게 권하는 청소년 연극
바람직하기를 강요당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바람직한청소년 포스터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은 세상이 권하는 틀 안에서 바람직하기를 강요당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이다. 더 나아가 청소년들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회사에서, 사회에서, 국가에서 바람직하기를 강요당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청소년극이 아니다.

“난 니가 평범하게, 정상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잠깐 방황했었다고, 그렇게 쓰면 되는거야”

이 작품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다양한 문제적 청소년이 등장하지만, 결국 그들 모두 직접적으로 일탈을 행하거나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는 못한다. 분노와 불만을 갖고 표출하지만, 어른들이 말하는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벗어나지 않고 맞춰서 행동해야 앞으로 나의 삶이 어느 정도 보장될 거라고 생각한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청소년을 바라보고 대하는 어른들의 시각은 변함없이 일방적이지는 않은지, 그래서 자꾸 안쓰럽고 답답해서 훈수를 두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다시 청소년으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라는 질문에 대해 이번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에 출연하는 배우들 또한 공통적인 답변을 했다. 

다시 돌아간다면 기죽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하고, 밀고 나갈 것이라고. 그리고,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도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연극 <바람직한 청소년>은 우리 시대의 정상적이고 평범한 그리고 바람직한 청소년, 부모, 직장인, 동료를 규정짓는 것인지를 숙제처럼 제시한다. 그리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눈이 아닌 청소년의 눈으로 다시 한 번 세상을 바라보기를 권한다.  
 
공상집단 뚱딴지 창단 10년, 그리고 문삼화 연출

공상집단 뚱딴지는 2008년 다섯 명의 멤버로 창단했다. 10년이 흐른 2018년 현재는 26명의 배우와 연출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모두 뚱딴지 단원인 젊은 배우들이다. 창단 이후 꾸준한 스터디와 워크숍을 통해 극단 고유의 색깔을 찾는 작업을 이어왔으며, 매년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공상집단 뚱딴지 문삼화 대표

또한, 극단의 중심에는 대표이자 노련미 넘치는 연출 문삼화가 있다. 약 10년간의 극단 ‘유’ 활동을 거쳐 공상집단 뚱딴지를 창단한 대표가 되었다. 처음에는 어려운 것, ‘예술’을 하는 것에 끌렸지만, 몇 번의 계기를 통해 작품과 동시대를 바라보는 변화된 문제의식과 도전의식을 갖게 됐다. 

이번 작품 <바람직한 청소년>도 현재의 청소년들의 모습을 최대한 리얼하게 보여줌으로써 실제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현실을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이 현재 문삼화 연출이 추구하는 것이고, 그것이 공상집단 뚱딴지의 성향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도 공상집단 뚱딴지는 ‘연극답고, 뚱딴지스러운 언어로’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며 관객과의 소통에 집중할 것이다. 소위 말하는 ‘우리만 아는 얘기’를 무대에서 펼쳐 보이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우리 시대에 대한 질문과 우리들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이어나가고자 하는 이유이다.

작품 줄거리 전교 1등으로 선생님들의 총애를 받던 고등학생 이레는 남자친구인 지훈과 키스를 하는 사진이 찍혀 강제로 아웃팅 당한다. 그리고 한 달간 반성실에서 반성문을 쓰는 징계를 받는다. 지훈은 결국 자퇴를 하고, 전교생은 그를 호모라고 손가락질한다.
한편, 오토바이를 훔치다 사고를 낸 일진 현신도 이레와 함께 징계를 받게 되고,
둘은 몰카를 찍은 범인을 밝혀내기로 한다.

작품 소개 작품은 강북의 한 인문계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강제로 아웃팅을 당한 게이 소년 정이레의 고군분투기를 다루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동성애 청소년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조금 더 넓게 보면 십대 청소년과, 청소년에게는 국가와 다름없는 ‘학교’라는 시스템 사이의 갈등, 더 나아가서는 한 인간과 그 인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없는 세계와의 충돌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정상’이란 것은 무엇일까? 이레에게 ‘니가 평범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진심으로 조언하는 체육선생은, 자신의 삶에서 평균의 삶을 설정해놓고, 그 안에서 모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사람일 것이다. 다음 세대인 청소년들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시대를 살기를 바란다면, 누군가는 질문해야 한다. 우리가 믿는 ‘정상’이 무엇이냐고. 세상이 권하는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자꾸만 나의 날카롭고 반짝이는 어딘가를 깎아내고 있지  않냐고....

그렇게 묻고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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