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화학업계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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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 화학업계 발목 잡나
  • 변효선 기자
  • 승인 2018.05.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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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달러 웃도는 국제유가…화학社들, 원가 부담 가중
美, 對이란 제재 현실화되면 유가 80달러 돌파할수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화학업계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변효선 기자] 국제유가 상승으로 화학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2일 업계 및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최근 글로벌 경제 회복세와 중동지역 지정학적 불안 등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국제유가는 ‘고유가’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불리던 배럴당 70달러 선을 3년 만에 돌파하기도 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올해 1월부터 4월 30일까지 평균 배럴 당 63.77달러를 기록했다. 2017년 WTI 평균 가격(50.85달러)보다 배럴 당 12.92달러 상승한 셈이다. 같은 기간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와 두바이현물유가도 지난해 평균 가격과 비교했을 때 배럴 당 각각 13.62달러, 11.87달러 올랐다.

특히 4월 들어서는 국제유가가 배럴 당 70달러를 웃돌았다. 브렌트유는 지난 달 26일 배럴 당 74.74달러로 3년 5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으며 30일에는 75.17달러를 찍었다. WTI도 지난 달 30일 배럴 당 68.57달러를 보였다. 두바이유 역시 지난 달 19일 배럴 당 70달러를 돌파한 이후, 4월말까지 줄곧 70달러대를 유지했다.

문제는 이 같은 국제 유가 상승세가 국내 화학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국내 대부분의 화학사들은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된 납사를 이용,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오를수록 원가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통상적으로 원유에서 정제되는 납사 가격은 유가와 연동돼 유사하게 움직인다.

이 같은 우려는 화학업계 ‘맏형’인 LG화학의 올해 1분기 실적에서 고스란히 현실화 되는 모습을 보였다. LG화학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G화학 기초소재 사업 부문은 올해 1분기 4조3591억원의 매출액과 636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4조4953억원) 대비 3.03%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7337억원) 보다 13.19%나 줄어들었다.

이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값 인상과 환율의 부정적 효과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큰 틀에서 보면 유가·납사 가격의 상승, 환율로 인한 영향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실제로 지난해 1분기 MT 당 500달러를 기록했던 납사가격이 올해 1분기에는 583달러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과의 핵 합의를 파기하고 제재를 가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 당 80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에산 코만 미쓰비시파이낸셜그룹 연구·전략책임자는 “이란 제재가 재시행되면 하루 약 25만∼35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 공급이 줄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브렌트유와 WTI가 각각 배럴 당 80달러, 75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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